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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교수들이 뽑은 올해 사자성어 ‘묘서동처’…“고양이·쥐가 한패 됐다”

등록 :2021-12-12 17:34수정 :2021-12-12 17:54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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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묘서동처(猫鼠同處)’를 꼽았다. 고양이 ‘묘’, 쥐 ‘서’, 함께할 ‘동’, 있을 ‘처’라는 네 자로,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있다. 도둑 잡을 사람이 도둑과 한패가 됐다'는 뜻이다.

12일 <교수신문>에 따르면, 올해 사자성어는 추천위원단 추천과 예비심사단 심사를 거친 6개의 사자성어를 전국 대학교수 880명이 각각 2개씩 뽑아 선정했으며, 묘서동처는 총 1760표 가운데 514표(29.2%)를 받았다. 이 신문은 매년 연말 그해의 한국사회를 정의하는 사자성어를 선정해 발표한다. 올해는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일주일간 온라인 조사기업 엠브레인을 통해 이메일 방식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묘서동처를 추천한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에 따르면, 묘서동처는 중국 후진 때 당나라 역사를 서술한 <구당서(舊唐書)>와 이를 북송 때 수정한 <신당서(新唐書)>에 ‘고양이와 쥐가 같은 젖을 빤다’는 ‘묘서동유’(猫鼠同乳)라는 말과 함께 나온다. 보통 쥐는 굴을 파고 들어와 곡식을 훔쳐 먹고, 고양이는 쥐를 잡는다. 이렇게 사이가 원수이면서도 위아래 벼슬아치들이 부정 결탁하여 나쁜 짓을 함께 저지르는 것을 지적한 말이다.

최 교수는 묘서동처를 추천하면서 “각처에서, 또는 여야 간에 입법, 사법, 행정의 잣대를 의심하며 불공정하다는 시비가 끊이질 않았다”며 “국정을 엄정하게 책임지거나 공정하게 법을 집행하고 시행하는 것을 감시할 사람들이 이권을 노리는 사람들과 한통속이 돼 이권에 개입하거나 연루된 상황을 (2021년에) 수시로 봤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묘서동처를 뽑은 교수들의 이유는 다양했으나 “권력자들이 한패가 되어 부정을 저지르고 있다”(60대·사회) 같은 응답이 가장 많았다. 한 70대 인문학 교수는 다산 정약용의 우화시 ‘이노행(狸奴行)’을 인용하며 “단속하는 자와 단속받는 자가 야합하면 못 할 짓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내년 대선을 걱정하는 의미로 묘서동처를 선택한 교수들도 있었다. 이들은 “누가 덜 썩었는가 경쟁하듯, 리더로 나서는 이들의 도덕성에 의구심이 가득하다”(40대·기타)거나 “상대적으로 덜 나쁜 후보를 선택해 국운을 맡겨야 하는 상황”(60대·사회)이라고 평했다.

2위를 차지한 ‘인곤마핍(人困馬乏)’은 ‘사람과 말이 모두 지쳐 피곤하다’라는 뜻으로, 유비가 기나긴 피난길에 ‘날마다 도망치다 보니 사람이나 말이나 기진맥진했다’라는 삼국지의 이야기에서 따온 사자성어다. 인곤마핍을 추천한 서혁 이화여대 교수(국어교육과)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유비의 피난길에 비유하며 올해를 “코로나19를 피해 다니느라 온 국민도 나라도 피곤한 한 해”로 정의했다. 인곤마핍은 40대 교수 270표 중 묘서동처와 인곤마핍이 67표(24.8%)씩을 받아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자기 이익을 위해 개처럼 다투는 것을 뜻하는 ‘이전투구'(泥田鬪狗, 17.0%), 판단력이 둔해 융통성이 없고 세상일에 어둡다는 ‘각주구검'(刻舟求劍, 14.3%), 몹시 어렵고 위태로운 지경을 의미하는 ‘백척간두'(百尺竿頭, 9.4%),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하는 심정으로 서민들의 삶을 보살펴야 한다는 ‘유자입정'(孺子入井, 9.0%)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됐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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