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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백신 이상반응 치료에 생활비 빠듯…보상은 “기다려라” “알수없다”

등록 :2021-11-30 15:30수정 :2021-12-01 02:33

120일 걸리는 백신이상반응 보상
질병청 “기존 복지제도 활용”
전문가 “선제적으로 전액 지원해야”
지난 10월2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문화체육센테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지난 10월2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문화체육센테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40만원이면 열흘 생활비인데 보건소에선 아무런 연락이 없네요.”

서울 구로구에 사는 최만용(83)씨는 보건소 연락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딸(43)은 지난 9월7일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 후 고열과 무력감에 시달리다 같은달 14일 실신 직전에 이르러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최씨는 시티(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 등을 마치고 40만1210원이 찍힌 청구서를 받았다. 지적장애인 딸의 장애인연금 등으로 생계를 꾸리는 최씨에게 40만원은 한달 생활비의 3분의1이다. 처남에게 사정해 돈을 빌려 병원비를 낸 최씨는 보건소에 서류를 제출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9월17일 보상을 신청했지만 두 달이 지난 지금, 보상 절차가 진행 중인지 알 수 없다고 한다.

정부가 코로나19 예방접종 뒤에 발생하는 이상반응 진료비 등에 대해 심사를 통해 보상해주고 있지만 절차를 밟는데 최소 넉달(120일)가량 걸린다. 최씨 같이 살림살이가 빠듯한 취약계층에게 보상을 기다리는 시간은 힘겹기만 하다.

30일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이 79.9%를 기록한 가운데, 이상반응 신고도 그만큼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21일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 의심사례 신고가 38만715건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예방접종 뒤 이상반응에 대한 보상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보상 신청을 받은 관할 지자체가 조사를 진행한 뒤, 질병관리청이 보상을 청구한 날로부터 120일 이내에 예방접종피해보상전문위원회를 개최해 보상 여부를 결정한다.

문제는 보상결정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보상위원회는 지난 6월부터 매달 두차례씩 열리고 있으나, 계속 늘고 있는 이상반응 보상 신고 사례를 신속히 처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질병관리청 보상심사팀 관계자는 “2주에 한 번 600∼700건의 이상 반응 신고를 심사하고 있지만 초유의 상황이기 때문에 민원인에게 지연될 수도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처리 과정을 안내하는 절차가 없다 보니 보상 신청자들은 보건소에 계속 처리 상황을 묻는데, 보건소도 뾰족한 답을 줄 수 없어 난감한 상황이다. 서울의 한 보건소 관계자는 “‘내 돈 언제 주냐’며 찾아오거나 전화하는 민원인이 많다”고 전했다.

질병관리청은 취약계층의 경우 재난적 의료비(의료비 지원), 긴급복지지원제도(생계비 일시 지원) 등 현행 제도를 활용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 역시 지원 자격 제한이 있고 심사 기간이 소요된다. 최씨는 주민센터에서 이러한 제도에 대해 별다른 안내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접종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고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예방접종 피해보상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취약계층을 위해 이상반응에 대한 보상비용을 우선 지급하고 추후 보상대상이 아닌 것으로 판정될 경우 회수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여러차례 발의됐지만 현재 계류 중이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상반응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조사해야 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인데, 지금은 개인이 알아서 이상반응을 진단하고 진료비를 부담해서 청구하라는 식”이라며 “설사 나중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판정되더라도 정부가 선제적으로 치료비를 전액 지원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백신 접종률도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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