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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헌재, ‘암호화폐 규제가 평등권 침해’ 헌법소원 각하

등록 :2021-11-25 16:32수정 :2021-11-25 17:24

재판관 4명은 ‘반대 의견’ 내
비트코인 상징물이 미국 달러 지폐와 나란히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비트코인 상징물이 미국 달러 지폐와 나란히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정부가 2017년 발표한 가상통화 거래 실명제 등 가상화폐 규제는 헌법소원 대상으로 볼 수 없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정아무개 변호사 등이 ‘2017년 정부의 가상화폐 관련 긴급대책이 재산권 등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9명 가운데 5명 의견으로 25일 각하했다. 각하는 재판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때 청구인의 주장을 판단하지 않고 재판을 마치는 결정이다.

앞서 정부는 암호화폐 투자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암호화폐 이용한 범죄가 늘어나자 대책을 내놨다. 2017년 12월 국무조정실의 ‘가상통화 관련 긴급대책’과 ‘가상통화 투기근절을 위한 특별대책’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시중은행에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가상계좌 개설을 중단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듬해 금융위는 ‘가상통화 투기근절을 위한 특별대책’을 발표하면서 실명확인 가상계좌 시스템 및 암호화폐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 마련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에 정 변호사 등 투자자들은 국무조정실 처분이 “평등권과 행복추구권 및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 재판관 9명 가운데 5명은 정 변호사 등의 청구가 부적법하다며 그의 청구를 각하했다. 이들 5명의 재판관은 “이 사건 조처가 금융기관들의 자발적 호응을 상정한 가이드라인의 성격을 갖는다는 점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며 “가상통화 거래 위험성을 줄여 관리 가능한 선에서 제도화하기 위한 전제로 이뤄지는 단계적 가이드라인의 일환인 이 사건 조치를 금융기관들이 존중하지 않을 이유를 달리 확인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당국의 우월적인 지위에 따라 일방적으로 강제된 것으로 볼 수 없어 헌법소원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 등 4명은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은 정부 조처가 헌법소원 대상인 공권력 행사에 해당하고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이 사건 조처는 가이드라인 등 단순한 행정지도의 한계를 넘어 규제적 구속적 성격을 강하게 갖는 것으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 행사라고 봄이 타당하다”며 “(정부 규제로 인한) 제한은 계약의 자유, 개인정보의 자기결정권 등 주요 기본권에 대해 중대한 제한을 수반해 이 사건 조처와 같은 사항들은 규율밀도가 증대된 법률조항의 형태로 규율돼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부가 ‘규제’라는 행정행위를 할 때는 반드시 법률적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법률유보원칙),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취지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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