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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이 순간] 올해도 추수하지만…11년째 북으로 못 가는 통일쌀

등록 :2021-10-22 05:00수정 :2021-10-22 08:22

전남 영광군 대마면 통일쌀 벼베기 행사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농민들과 행사 참가자들이 21일 오후 전남 영광군 대마면 한반도 모양의 통일쌀 경작지에서 볏단을 옮기고 있다. 영광/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농민들과 행사 참가자들이 21일 오후 전남 영광군 대마면 한반도 모양의 통일쌀 경작지에서 볏단을 옮기고 있다. 영광/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북녘 동포에게 ‘통일쌀’이 전해지면 더할 나위 없을 텐데….”(배무환 영광군농민회장, 64)

21일 오후 전남 영광군 대마면 통일쌀 경작지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소속 농민들이 낫을 들고 벼 베기에 한창이다. 익숙한 손놀림으로 농민이 쓱쓱 베니 이내 볏단이 모이고, 마침내 700평 대마면 통일쌀 경작지 가운데에 한반도 모양이 드러났다. 2005년부터 통일쌀을 일궈온 영광군농민회는 작년 6·15 공동선언 20주년을 기념해 한반도 모양의 통일쌀 경작지를 조성했다. 배무환 농민회장은 “2005년 이후 북으로 통일쌀을 보냈는데, 2010년 이명박 정부 들어서부터 보내질 못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농민들과 행사 참가자들이 21일 오후 전남 영광군 대마면 통일쌀 경작지에서 벼베기를 하고 있다. 영광/박종식 기자
농민들과 행사 참가자들이 21일 오후 전남 영광군 대마면 통일쌀 경작지에서 벼베기를 하고 있다. 영광/박종식 기자

1984년 서울과 경기 일원에 폭우가 쏟아져 엄청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북쪽은 쌀 5000석, 천 50만미터 등 수재물자를 보내왔다. 1995년엔 북한에 ‘100년 만의 대홍수’가 닥쳤고, 김영삼 정부는 처음으로 쌀 1차분 2000톤 등을 북에 지원했다. 우여곡절 끝에 시행된 정부의 대북 식량 지원은 2010년 중단됐다. 2019년 5만톤의 쌀을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전달하려 했으나 북한의 거부로 이뤄지지 못했다.

한 농민이 21일 오후 전남 영광군 통일쌀 경작지에서 볏단을 들어보이고 있다. 영광/박종식 기자
한 농민이 21일 오후 전남 영광군 통일쌀 경작지에서 볏단을 들어보이고 있다. 영광/박종식 기자

전농은 식량 지원이 어려워지자 2019년 판문점선언 1주년을 기념해 ‘통일 트랙터’ 26대를 북으로 전달하려 했으나, 이마저도 유엔의 대북 제재와 남북관계 악화 등으로 무산됐다. 전농은 영광군 등 전국 30여곳의 통일쌀 경작지에서 생산된 쌀을 팔아 통일쌀 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농민들이 21일 오후 전남 영광군 통일쌀 경작지에서 볏단을 옮기고 있다. 영광/박종식 기자
농민들이 21일 오후 전남 영광군 통일쌀 경작지에서 볏단을 옮기고 있다. 영광/박종식 기자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최근 유엔 총회에 제출한 북한 인권 상황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북한 당국의 국경 통제가 강화되고, 비료와 의약품 등 인도물자 수입까지 어려워지면서 북한의 보건위기와 식량난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이 최근 공동 보고서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연간 북한의 곡물 부족량이 86만톤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북한 주민의 하루 식량 소비량(1톤)을 기준으로 했을 때, 석달치 식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농민과 행사 참가자들이 21일 오후 전남 영광군 통일쌀 경작지에서 벼를 탈곡하고 있다. 영광/박종식 기자
농민과 행사 참가자들이 21일 오후 전남 영광군 통일쌀 경작지에서 벼를 탈곡하고 있다. 영광/박종식 기자

“북한 주민들과 한식구처럼 함께 밥을 나눠 먹을 수 있길 바라며 통일벼를 벴죠.” 손을 보탠 영광군민 이석하(56)씨는 벼 베기를 마치고 수북이 쌓인 볏단을 보며 말했다. 농민들의 염원처럼 통일쌀이 북으로 전달되고 남북이 함께 나눠 먹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영광/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2021년 10월 22일자<한겨레> 사진기획 ‘이 순간’ 지면.
2021년 10월 22일자<한겨레> 사진기획 ‘이 순간’ 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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