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시행사 화천대유 실소유주 김만배씨가 말했던 “좋아하는 형님”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김씨는 지난 27일 경찰에 출석하며 ’호화 법률 고문단’에 대해 “그냥 제가 좋아하는 형님들이다. 대가성은 없었다”라고 말했는데, 이들 가운데 일부가 최근 그의 변호를 맡는 등 ‘형님들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형님들’ 면면을 보면 최고 전관을 갖춘 대형 로펌 수준이다. 최근엔 이창재 전 법무부 차관, 김기동·이동열 전 검사장 등 검찰 고위직 출신들이 화천대유 자문역을 맡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기동 전 검사장은 “작년부터 통상적인 자문변호사로 일했다. 월 자문료도 통상적인 수준”이라고 밝혔다. 김 전 검사장과 이 전 검사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회계사기와 삼성물산-제일모직 불공정 합병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을 때 변호를 맡기도 했다.
개인 변호사사무실이 아닌 법무법인에 몸담았던 이들은 대부분 “법무법인이 계약을 맺었다”며 정상적 자문·고문 계약임을 강조하고 있다. 앞서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검, 김수남 전 검찰총장, 강찬우 전 검사장이 고문 등을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권 전 대법관과 박 전 특검은 현재 수사 대상이다.
김기동 전 검사장은 검·경 수사를 받는 김씨 변호도 맡고 있다. 그는 “김씨 요청으로 변호인을 맡게 됐다”고 했다. 김씨 변호에는 김 전 검찰총장이 속한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 검찰 출신 변호사도 합류했다. 김 전 총장은 “나는 변호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씨와 고문 계약 등을 맺은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한 검찰 고위직 출신 변호사는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 보통 현직에서 물러나면 짧게는 1년, 길면 2년 정도 고문으로 계약하는데, 김씨가 워낙 법조계 인사들과 잘 알다 보니 여러 사람과 고문·자문 계약을 맺은 것 같다”고 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