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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재판에 참전군인 증언대에 선다

등록 :2021-09-14 19:34수정 :2021-09-14 20:05

민변의 베트남 티에프(TF) 관계자들이 지난해 4월21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베트남전쟁 한국군 민간인 학살 국가배상청구 소장 접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변의 베트남 티에프(TF) 관계자들이 지난해 4월21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베트남전쟁 한국군 민간인 학살 국가배상청구 소장 접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피해자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낸 국가배상 소송에서 참전군인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당시 파병된 한국군이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관련 법정에 나오는 것은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8단독 박진수 부장판사는 14일 열린 민간인 학살 피해자인 응우옌티탄의 국가배상 소송 세 번째 재판에서 베트남전에 파병된 청룡부대 1대대 1중대에 소속된 군인이었던 류아무개씨를 증인으로 채택한다고 밝혔다. 응우옌티탄 쪽의 증인 신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앞서 류씨는 2018년 4월 열린 ‘베트남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진상 규명을 위한 시민평화법정’에서 익명으로 영상을 통해 ‘퐁니·퐁넛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정황을 밝힌 바 있다. ‘퐁니·퐁넛 사건’은 1968년 2월 한국군 청룡부대가 베트남 꽝남성 디엔반시(당시 디엔반현) 퐁니마을 주민 70여명을 살해한 일을 일컫는다. 당시 8살이던 응우옌티탄은 청룡부대 1대대 1중대 군인들이 쏜 총에 왼쪽 옆구리를 맞아 중상을 입었고, 목숨은 건졌으나 지금까지 후유증을 겪고 있다. 이 사건으로 그의 가족 5명이 목숨을 잃었고, 당시 14살이었던 오빠는 크게 다쳤다.

류씨는 지난 7월 국회에서 열린 ‘베트남전쟁 시기 대한민국 군대에 의한 민간인 피해사건 조사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위한 간담회에서는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고 “피신하지 못한 부녀자들, 노인들을 전부 끌어내 논바닥 가운데 전부 모아 놓고 그 과정에 현장에서 사살한 민간인도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응우옌티탄 쪽은 류씨 외에도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사건에 대한 미군의 감찰보고서 원본을 미국에서 복사해 온 강성현 성공회대 교수와 <한겨레21>에서 베트남전 참전군인들을 인터뷰한 고경태·황상철 <한겨레> 기자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한국 정부 쪽은 류씨에 대한 증인신청은 거부하지 않았지만, 기자 등에 대한 증인신청에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부 쪽은 “워낙 오래된 사건이어서 증인들이 나이가 많고 그 과정에서 기억이 왜곡되거나 군대 단위로 작전하던 곳에서 한명이 보고 들을 수 있는 범위가 한정돼 있어 류씨의 증언을 보완할 수 있거나 다른 요소를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검토해보겠다”면서도 “참전군인들을 인터뷰한 기자들과 주한미군 감찰보고서 원본을 확인한 강 교수에 대한 증인신문이 객관화될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오는 11월16일 열리는 재판에서 류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질 예정이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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