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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교육

“저소득층 학생들의 고교 졸업 때까지 교육 사다리로”

등록 :2021-02-22 17:27수정 :2021-02-23 02:37

서대문구 ‘교육 사각지대 제로 프로젝트’

원격수업 인한 교육격차 커지자

기기부터 학습까지 전방위 지원

“정책 세워 집행할 수 있는 지방정부,

한명 한명 할 수 있는 만큼 해보자”

지난해 9월4일 서울 서대문구 북성초등학교 돌봄교실에서 서대문구가 파견한 티칭 어시스턴트가 학생들을 돌보고 있는 모습. 서대문구청 제공
지난해 9월4일 서울 서대문구 북성초등학교 돌봄교실에서 서대문구가 파견한 티칭 어시스턴트가 학생들을 돌보고 있는 모습. 서대문구청 제공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이 일상화되면서 교육 격차가 더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은 가운데, 서울 서대문구가 ‘교육 사각지대 제로 프로젝트’를 시작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가정 형편상 기본적인 돌봄조차 받지 못해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찾아내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고 학습 지원 및 지속적인 관계 형성을 통해 교육 격차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으로,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시도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대문구는 지난달 11일 부구청장을 단장으로 교육지원과, 민관협치과, 아동청소년과 등 6개 과로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학교, 주민센터, 복지정책과, 교육복지센터 등을 통해 지원 대상자를 추천받고 이 대상자의 가정을 방문해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찾아내 온라인 기기나 책걸상, 장학금, 도시락, 참고서, 돌봄, 수업 지원 등 각 학생의 학습환경 조성을 위한 맞춤형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태스크포스를 주관하는 송현희 서대문구청 교육기획팀장은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교육 사다리 역할을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대상 학생이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꾸준히 해나가겠다는 취지”라며 “이를 위해 현재 서대문구에서 운영되고 있거나 운영 예정인 디지털 튜터, 대학생 멘토링, 마을강사, 융복합인재교육센터 등 다양한 교육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대문구는 지난해에도 갑자기 원격수업이 시작되면서 학교 현장에서 혼란을 겪자 노트북, 무선 인프라 등 각종 기기를 제공하고, 디지털 교육을 돕기 위한 티칭 어시스턴트(TA) 28명을 시범적으로 관내 6개 학교에 파견해 교사들의 수업자료 제작 및 업로드나 학생들의 원격수업 참여에 도움을 줬다. 원격수업에 참여하는 방법을 모르는 학생들에게 원격수업 접속 방법 등을 설명하고, 혼자서 게임 등을 하느라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수업을 듣게 하는 것 등이다.

서대문구는 또 저소득층 학생 1300여명에게 노트북이나 태블릿피시, 교사들에게는 원격수업에 필요한 웹캠, 마이크, 거치대를 지원하고, 관내 41개 학교 모두에 무선 인터넷망과 스마트 교실 구축을 지원했다. 이후 서울구청장협의회에서 저소득층 학생에 대한 스마트 기기 지원이 논의돼 서울시와 서울교육청 주관으로 서울 전역으로 확대된 것도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의 제안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명지중학교에서 티칭 어시스턴트로 일한 박효원(27)씨는 “가끔 선생님들로부터 영상 편집 요청이 있으면 도와드리기도 하고 학생들 온라인 수업 출결 관리와 급식시간 거리두기 등 생활지도도 했다”며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주로 초등학생 연극 지도를 해온 나에게도 많은 도움이 돼 올해도 다시 지원했다”고 말했다.

서대문구는 올해는 티칭 어시스턴트를 디지털 튜터로 이름을 바꿔 관내 모든 학교에 한 학교당 2~6명씩 모두 126명을 파견할 예정이다. 이름을 바꾼 것은 교사에 대한 도움보다는 학생에 대한 도움에 중점을 두겠다는 취지다. ‘교육 사각지대 제로 프로젝트’와도 연계해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에 대한 과외교사 구실도 겸하고 관계 형성이 필요한 학생들을 상담하는 교육복지사 역할도 할 예정이다.

지난해 8월27일 ‘연세 드림스타트’ 멘토링 온라인 오리엔테이션 겸 발대식 장면. 연세대 고등교육혁신원 제공
지난해 8월27일 ‘연세 드림스타트’ 멘토링 온라인 오리엔테이션 겸 발대식 장면. 연세대 고등교육혁신원 제공

서대문구는 이와 함께 저소득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현재 10개의 대학생 멘토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대일 과외 개념으로 운영되는 ‘연세 드림스타트’와 ‘이화-서대문 상생지락’ 외에도 학원 개념으로 꾸려지고 있는 ‘티치포코리아 공부방’ 등이다. 드림스타트와 상생지락은 2020년까지 각각 60~80명 규모로 운영됐지만 지난해 코로나로 인해 운영이 중단됐다가 하반기부터 각각 30명 규모로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됐다. 티치포코리아 공부방은 저소득층 고등학생 20명을 대상으로 평일 저녁에 국영수 과목을 강의하고, 희망자에게는 토·일요일에 일대일 보충수업도 하고 있다. 후원자들이 간식도 제공한다고 한다.

지난해 인왕중학교 3학년이었던 ㄱ군은 수학 학원을 계속 다니고는 있었지만 수학 성적이 20~30점대에 머물렀다. 그런데 ‘이화 상생지락’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멘토 선생님으로부터 과외를 받은 결과 학기말에는 80점을 넘겼다. ㄱ군은 “원래는 한주에 두 차례 2시간씩 수업인데, 선생님이 한주 다섯 차례 3시간씩 수업을 해줘 많은 도움이 됐다”며 “학원에서는 문제를 주고 풀어보라는 식인데 선생님은 내가 알아들을 수 있게 차근차근 설명을 해줘 학원 수업도 더 잘 따라갈 수 있었다”고 했다.

송현희 팀장은 “현재 서대문구의 경우 공부를 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위한 여러 시스템은 잘 갖춰져 있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학습 의욕이 아예 없는 학생들을 어떻게 책상 앞에 앉힐 것인지가 문제”라며 “이를 위해 구청에서 상담사를 한 명 채용해 교육복지센터에 파견함으로써 이런 학생들과의 꾸준한 관계 형성을 위한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하고, 성과가 있으면 이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석진 구청장은 “연초에 디지털 교육격차가 커져간다는 방송 프로그램을 보고 매달 한 차례씩 하는 정책회의에서 ‘우리는 현장을 기초로 정책을 입안해서 집행할 수 있는 지방정부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공감하고 긍휼의 마음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한명 한명씩 도와보자’며 태스크포스를 만들어서 아이디어를 내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11년부터 ‘100가정 보듬기사업’을 진행했다. 형편이 어렵지만 여러 기준 문제로 기초수급자 혜택을 받지 못하는 가정 등 복지 사각지대 가정들을 민간 지원자와 연결해 돕는 사업이다. 이 사업이 현재 700가정으로 확대됐고, 기부받은 금액이 36억원이 넘는다. 이걸 응용해서 교육 사각지대 문제를 풀어가보자는 제안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인현 객원기자 inhyeon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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