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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교육

사회통합전형 늘리라더니...교육부의 ‘상산고 자가당착 ’

등록 :2019-07-26 20:44수정 :2019-07-26 21:04

상산고 자사고 취소 부동의 논란

2013년 ‘교육력 강화방안’ 확정 때
사회통합 선발률 목표 제시하곤
“선발률 기준 평가는 잘못” 뒤집어

“정치권 압박에 항복” 거센 비판
전북교육청 “법률 검토 뒤 대응”
법정으로 논란 옮겨갈 듯
교육부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취소 동의 여부 결정일인 26일 오전 전북 전주에 있는 상산고등학교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취소 동의 여부 결정일인 26일 오전 전북 전주에 있는 상산고등학교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가 26일 상산고 지정 취소에 동의하지 않으며 제시한 주요 근거는 전북교육청의 사회통합전형 선발 비율 평가과정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육부가 내놓은 논리는 6년 전부터 그동안 교육부 스스로 밝혀온 것과도 배치되는 것으로, ‘자사고·특목고의 일반고 전환’이라는 정부 정책에 대한 ‘의지 박약’을 드러낸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교육부는 이날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부칙에서는 상산고를 포함한 옛 자립형 사립고에 대해서는 사회통합전형 선발 비율(20%) 적용을 제외한다고 밝히고 있는데도 전북교육청이 정량평가 기준(10%)을 반영한 점은 위법하다고 봤다. 또 전북교육청이 2015~2019년 고입전형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 비율을 상산고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명시했고, 상산고가 제출한 3%를 교육청이 승인한 점도 문제 삼았다.

그러나 교육부가 2013년 밝힌 ‘일반고 교육력 강화 방안’을 보면 교육부 설명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그해 8월 내놓은 강화 방안 시안에서 ‘(상산고 등) 구 자립형 6개교는 시행령 개정으로 사회적 배려 대상자(사배자) 전형 20% 의무’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자사고 쪽의 강력한 저항이 계속되자 교육부는 10월에 안을 확정할 때 사회통합전형 선발 비율을 ‘의무’에서 ‘10%까지 확대’ 권장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당시 교육부는 공문에서 “상산고를 포함하는 구 자립형 사립고는 기존의 학생 선발권을 인정하되 사회통합전형을 신규로 도입하고 의무선발 비율을 2018년까지 10%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2013년 교육부가 낸 방안을 들어 상산고 지정 취소에 동의해도 되는데, 오히려 그 반대의 태도를 취한 것은 정부의 개혁 의지가 없다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정의당 여영국 의원실 자료를 보면, 상산고 등을 포함한 옛 자립형 사립고 5곳의 사회통합전형 모집정원은 2015~18학년도에 전체 정원의 5%에 불과했고, 실제 합격자는 이보다 더 적은 전체 정원의 2.7%였다. 이날 박백범 차관은 2013년 교육부 방안에 맞게 시행령 부칙을 개정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 검토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답했다. 교육부의 이날 ‘부동의 결정’에 상산고가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비롯해 여당 국회의원과 전북 전주을이 지역구인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 등 국회의원 151명의 서명을 받아 전달하는 등 교육부에 압박을 가한 것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은정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선임연구원은 “서울을 비롯한 대다수의 광역 단위 자사고는 3% 수준이 아니라 사회통합 20% 의무 비율을 법적으로 부여받고 있고, 다른 자사고와 달리 전국 단위 학생 선발이라는 엄청난 특권을 누리고 있는 상산고에 고작 3% 이상의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선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엄청난 특혜”라며 “다수의 국회의원이 기준 미달의 성적표를 받은 상산고 구제를 위해 한마음이 되어 교육부를 압박했고, 결국 문재인 정부의 교육 철학이 정치권의 압박에 항복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정현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도 “국회의원들의 압박이 분명히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치권이 교육을 정치적 도구로 전락시켜 교육의 중립성을 훼손했고, 정부의 무책임한 모습 때문에 공교육 정상화를 바랐던 국민은 크게 실망하고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산고 지정 취소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법정으로 무대를 옮길 가능성도 커 보인다. 전북교육청은 “교육부의 부동의 결정은 함께 사는 세상을 지향하는 시대정신과 보다 행복한 학교를 만들고자 했던 그간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결정”이라며 법률 검토를 거쳐 대응 방안을 곧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교육부가 지정 취소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내어 법적으로 다퉈보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반면 상산고 쪽은 교육부 결정을 환영했다. 상산고는 “교육부 장관의 부동의 결정은 전북교육청의 상산고 평가가 형평성, 공정성, 적법성에서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 당연한 결과이자 사필귀정”이라고 밝혔다.

양선아 박임근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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