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택(사진)
특목고 학원 등서 7억원 빌려
교장들 수십명은 격려금 건네
교장들 수십명은 격려금 건네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7월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사설 학원 운영자들한테서 선거자금으로 7억여원을 빌린 것으로 드러났다.
공 교육감이 지난 8월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낸 ‘선거비용 지출 명세’를 보면, 당시 공 후보가 선거비용으로 차입한 10억984만원 가운데 7억여원은 사설 학원 관계자들로부터 빌린 돈이었다. 공 후보는 최명옥 ‘종로엠학원’ 원장에게 5억여원을, 서울 신설동 수도학원 등을 운영하는 ‘성암학원’ 이재식 이사장에게서 2억여원을 빌렸다.
종로엠학원은 서울의 대표적인 특수목적고 대비 입시학원 가운데 하나이며, 이 학원 원장 최씨는 학원총연합회 부회장을 지냈다. 최씨는 선거 당시 공정택 예비후보 선거운동본부 총괄본부장을 맡았다가 학원 관계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자 교체되기도 했다. 특히 최씨는 지난 6월13·16·26·27일 나흘 동안 모두 6차례에 걸쳐 5억원을 공 교육감 선거본부에 입금했다. 이에 따라 학원들이 조직적으로 선거비용을 거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최씨는 “공 교육감은 고등학교 은사로 내 돈 1억원, 학원의 교사들이 돈을 모아 9천만원, 외부에서 빌린 돈 2억원 등 5억원을 선거비용으로 빌려준 것”이라며 “계좌 추적을 하면 깨끗이 밝혀질 문제”라고 해명했다. 2억원을 빌려준 이 이사장은 공 교육감의 매제이며, 성암학원은 수도학원 말고도 천안 남서울대와 서울 진형중·고등학교 등을 운영하고 있는 학교법인이다. 이 밖에 장형식 한자교육진흥회 이사장도 300만원을 공 후보에게 격려금으로 전달했다. 또 일선 초·중·고등학교 교장 수십명도 공 교육감에게 격려금을 10만~300만원까지 낸 것으로 드러났다.
김정명신 함께하는교육 시민모임 공동대표는 “국제중학교 설립, 특목고 증설, 학원 교습시간 연장 등 공 교육감이 추진한 정책들은 학원과 사교육 업체들에 우호적인 정책 일색”이라며 “사교육 과열을 바로잡아야 할 서울시교육감이 사설 학원 돈으로 선거를 치렀다는 점만으로 도덕성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민영 기자 min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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