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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교육

재계 ‘왜곡된 역사해석’ 물의

등록 :2008-05-20 22:09수정 :2008-05-21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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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과서 수정안 집필자 뉴라이트 인물
“제주 4·3사건은 좌파세력의 반란” 규정
교과서 수정안 제출 논란

대한상공회의소가 제출한 ‘교과서 수정 건의안’을 바탕으로 교육과학기술부가 중·고교 역사·경제·사회 교과서 수정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과부는 20일 “올해 국가·사회적 요구가 많아 교과서 수정이 불가피하다”며 “대한상의의 수정안을 교과서 필자들이 검토하고 있으며, 6월 말이면 어떤 부분을 수정할지 결정이 날 것”이라고 밝혔다.

역사교육 단체들이 특히 우려하는 것은 김도연 교과부 장관의 최근 발언이다. 김 장관은 얼마 전 공식석상에서 “지금의 역사교과서나 역사교육은 다소 좌향좌돼 있다”며 사실상 교과서 수정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김 장관의 발언이 교과서 수정 작업을 하고 있는 교과서 필자들에게 적지 않은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간 출판사들이 교과서에 대한 검정 권한을 지닌 교과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한상의의 교과서 수정 건의는 지난 2003년, 2005년, 2007년에 이어 이번이 네번째다. 특히 이번 수정안의 역사 부분은 사회학을 전공한 전아무개 서울대 교수가 혼자 맡아 진행했다. 전 교수는 뉴라이트 계열 학자들이 보수적인 시각으로 한국 근·현대사를 재조명한 <대안교과서 한국근·현대사> 집필에도 참여했다. 이 책은 일제 강점기를 묘사한 부분에서 “조선 근대화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서술하는 등 일본 우익 교과서와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았으며, ‘제주 4·3사건’을 ‘대한민국 성립에 저항한 좌파세력의 반란’으로 규정해 논란을 빚었다.

박찬승 한양대 교수(역사학)는 “역사 교과서에서는 논쟁적인 사안일수록 집필자의 해석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대한상의는 자신들의 입장에서 역사를 해석할 것을 일방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역사학)도 “교과서 문제에 대해 전문가도 아닌 대한상의가 나서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 며 “대한상의가 국민들이 역사를 제대로 알고 미국에 당당한 태도를 갖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교과부의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홍석률 성신여대 교수(역사학)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과서 내용이 바뀌던 과거의 상황이 반복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아시아평화와 역사교육연대 등 10개 단체도 공동성명을 내 “교과서는 수많은 학생들이 사용하므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정부는 역사학의 전문성과 교육의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소연 정민영 기자 dandy@hani.co.kr

  

[한겨레 관련기사]

▶ “우리민족, 자주독립 국가 수립 능력 의문”
▶재계 ‘왜곡된 역사해석’ 물의
▶김도연 장관 “역사교과서 좌편향” 발언 파문
▶정권이 교과서 집필까지 하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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