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교통방송 ‘뉴스공장’ 맡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하는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5일 오후 서울 충정로의 카페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하는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5일 오후 서울 충정로의 카페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2011년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인기는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인터넷 미디어인 팟캐스트 시장이 활짝 열리는 결정적 계기를 제공했다. 주역이었던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그 뒤로도 인터넷 방송 ‘파파이스’ 등으로 인터넷 미디어에서 활약해왔다. 그랬던 그가 지상파 방송으로 복귀했다. 지난달 26일부터 <교통방송>(tbs)의 아침 시사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한다. 지난 5일 서울 충정로 ‘벙커1’에서 김 총수를 만났다.

-2011년 <문화방송>(MBC)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에서 하차한 뒤 5년 만의 지상파 방송 복귀다. 각오가 어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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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지상파에서 방송을 시작했다. 인터넷을 주 무대로 삼으려고 한 게 아니라, 미디어를 장악한 보수정권 덕에 새로운 메시지 유통구조를 인터넷에서 만들어내야 했던 거다. 현재 우리 사회에선 스마트폰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팟캐스트에 익숙지 않은 노년층이 낮시간대 종합편성채널(종편)의 극단적 정치 편향에 지속 노출되는 등 심각한 정보 격차가 일어나고 있다. 개인적으로 지상파 라디오는 그런 격차를 일부나마 해소할 기회다.”

-‘나꼼수’ 열풍 이후 팟캐스트 생태계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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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팟캐스트 역사는 기형적이다. 인터넷 발달로 자연 도달한 단계가 아니라 보수정권이 방송 자원을 비대칭으로 분배한 정치적 결과다. 그럼에도 초창기 시사 일변도에서 벗어나 과학방송과 같은 장르적 다양성이 나타나는 등 지속 가능한 생태계가 구축되고 있다. 특히 하루 두 차례 업데이트되는 ‘김용민 브리핑’은 팟캐스트도 완성도 있는 매일 콘텐츠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더구나 그걸 시스템이 아니라 혼자 해내고 있다. 돼지 중에 난 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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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꼼수다’ 등 인터넷 미디어 부흥 주역

매일 시사 다루는 아침방송으로 지상파 복귀 사전질문지 따르지 않는 무차별 질문 차별점


“여권 인사 섭외 어렵지만, 출연하면 득 될 것”

-왜 하필 아침방송인가? 힘들지 않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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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제안이 왔으니까. 원래 새벽 6시가 취침시간인데, 지금은 방송국 도착 시간이 됐다. 20년 동안 초저녁이었던 자정에 잠들기 위해 베개와 격투 중이다. 생체리듬이 망가져, 전화 인터뷰 하면 귀에서 윙 소리가 나고 머리에선 김이 난다. 졸리기보단 멍한 상태다. 하루빨리 저녁 프로그램을 하는 김종배씨를 협박해서 방송시간대를 바꾸든가 해야지, 이러다가 금치산자 되겠다.”

이제 방송을 진행한 지 열흘 정도가 지나, 요일별 코너 등 프로그램의 전체 진용이 모두 드러났다. 수요일에는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이, 목요일에는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과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정 코너에 출연한다. 그날그날의 뉴스에서 이슈가 되는 인물들의 ‘섭외’와 이들로부터 쓸 만한 정보를 이끌어내는 ‘인터뷰’가 아침방송의 핵심으로 꼽힌다. 실제 방송을 들어보면, 여기서도 거침없는 ‘김어준식’ 진행이 도드라진다. 인터뷰 상대의 모호한 대답을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든가, 상대가 당혹스러워할 만한 질문도 거리낌 없이 던진다.

“질문지 없이 인터뷰하는 것이 차별점이다. 사전 질문지가 있지만, 이를 따르지 않고 상대 답변에서 다음 질문을 찾는다. 특히 정치인들은 어떤 질문도 답해야 할 의무가 있고 그 과정에서 실력도 드러난다. 유권자는 그걸 따질 권리가 있다. 진행자가 사전 질문지대로 하지 않으니 제작진이 고역을 치른다.”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아침방송의 정석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과 비교해볼 때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어떤 콘셉트를 갖고 있는지?

“손석희는 정통 진행자의 교본이다. 그러나 나는 근본이 없는 사파라서 교본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다. 내게 방송은 길거리에서 누군가를 만나 안부를 묻는 것과 다르지 않다. 우연히 그 공간이 스튜디오일 뿐이다. ‘뉴스공장’의 콘셉트도 역시 이렇게 생겨먹은 대로의 김어준이다.”

-여태까지 나온 출연자 가운데 가장 내세울 만한 자는 누구인가? 혹시 여권 인사들 섭외에 어려움은 없는지?

“이혜훈 의원의 고정 출연.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정치적 지향은 다르지만 인간적으로 고맙다. 여권 인사들 섭외가 물론 쉽지 않다. 그들에게는 내가 불한당이다. 하지만 솔직해질 수 있다는 것, 그게 본인에게도 정치적인 득이 된다는 걸 목도하면 차츰 해결될 것이라 본다.”

-‘나꼼수’ 등 인터넷 미디어에서는 심층적인 권력고발 아이템을 곧잘 다루곤 했다. ‘뉴스공장’은 매일매일의 시사를 다루는 프로그램이지만, 혹시 장기적으로 끌고 가고 싶은 아이템도 있는지?

“있다. 지금은 시국이 엄중하고 나와 제작진이 서로를 가늠하는 과정이라서, 이 과정이 지나면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