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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무실 곳곳에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민원사주’ 의혹을 규탄하고 사퇴를 촉구하는 팻말이 붙어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심위지부 제공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무실 곳곳에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민원사주’ 의혹을 규탄하고 사퇴를 촉구하는 팻말이 붙어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심위지부 제공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민원사주’ 의혹을 처음 신고한 당사자가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의 조사 결과에 대해 “참담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2월23일 권익위에 신고서를 접수한 이후 신고자가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고자는 10일 입장문을 통해 “공직자의 부패행위에 대해 ‘엇갈리는 진술의 진위’를 조사하고 엄정한 판단을 내려야 할 권익위가 도리어 부패행위 당사자에게 스스로 사건을 조사하도록 맡기고, ‘민원사주’에 동참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민원인들을 보호해야 할 공익신고자로 인정하는 것을 보며, 공익신고자로서 참담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앞서 권익위는 지난 8일 조사 결과를 브리핑하며 ‘민원사주’ 의혹은 언급하지 않았고, 류 위원장의 이해충돌 여부 역시 “참고인과 류 위원장 사이 진술이 엇갈린다”며 조사 대상인 방심위로 송부 결정을 내렸다. 반면 해당 의혹을 보도한 언론과 제보자를 향해 제기된 민원인 개인정보 유출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 필요성이 있다”며 경찰에 이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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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사주’는 류 위원장이 지난해 9월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녹취파일’을 인용한 방송사 보도에 대해 가족과 지인을 동원해 집중적으로 민원을 넣었다는 의혹이다. 해당 민원은 방송심의소위원회에 긴급 상정됐고, 류 위원장은 방송소위와 전체회의에서 이들 안건의 심의·의결에 참여했다. ‘뉴스타파 인용보도 방송 다섯 건에는 과징금이 부과됐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지난 3월5일 오전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7차 방송심의소위원회정기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지난 3월5일 오전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7차 방송심의소위원회정기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신고자는 이 다섯 개 프로에 집중된 민원인의 60% 이상이 류 위원장의 가족, 친인척, 과거 소속 단체 직원 등 사적 이해관계자라며 “성별도 나이도 직업도 거주지도 각기 다른 사람들이 1년6개월 전 방송된 특정 프로그램에 문장 구조와 오타까지 거의 같은 내용으로 (지난해) 9월4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집중적인 민원을 넣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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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신고자는 “이들 간 유일한 연결고리는 류희림 위원장”이라며 “류 위원장이 직접 민원을 넣도록 사주하였거나, 누군가와 결탁·동원하지 않았다면 상식적으로 벌어질 수 없는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신고자는 “민원사주는 ‘류희림 방심위 언론탄압’의 시발점으로서 반드시 진상이 밝혀져야 할 사안”이라며 “조사는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신고자는 방심위·국회 국정조사·경찰 수사를 모두 언급하며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특히 “경찰은 류 위원장이 고발한 개인정보 유출 혐의에 대해서는 방심위 사무실까지 압수수색한 반면, ‘민원사주’ 고발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당사자 출석도 진행하지 않았다”며 “경찰에 공명정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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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방심위 관계자는 권익위 조사 결과에 대한 조치 계획과 류 위원장 입장을 묻는 한겨레에 “아직 공식결정문이 나오지 않아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