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
0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오전 퇴임식을 마친 뒤 정부 과천청사를 떠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오전 퇴임식을 마친 뒤 정부 과천청사를 떠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전격 사퇴했다. 전임 이동관 위원장에 이어 ‘2인 방통위’에서 방송·미디어 분야 주요 의결을 밀어붙이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발의되자 직무 정지를 피하기 위해 먼저 물러나는 양상이 7개월 간격으로 반복된 것이다. 

김 위원장은 2일 오전 사의를 밝혔고, 윤석열 대통령이 곧바로 이를 재가했다. 후임에는 이진숙 전 대전 문화방송(MBC) 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 위원장의 사퇴는 탄핵을 피한 뒤 곧바로 후임자를 임명해 위법 논란에도 방통위가 ‘2인 체제’ 의결을 강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 참석해 “(사퇴는) 거대 야당의 탄핵 소추라는 작금 사태로 인해 국민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방송·통신·미디어 정책이 장기간 멈춰서는 우려스러운 상황을 막을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원장 탄핵 시도는 “저에 대한 직무 정지를 통해 방통위 운영을 마비시키려는 정치적 목적”이라고도 했다.

광고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방통위원장이 스스로 사퇴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해 12월1일 이동관 위원장이 자신에 대한 탄핵안의 국회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사퇴했고, 12월29일 그 후임으로 임명된 김홍일 위원장도 6개월여 만에 ‘탄핵 소추 전 사퇴’ 카드를 택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 5당은 지난달 27일 김 위원장이 ‘2인 체제’ 의결을 강행하며 방통위를 위법하게 운영했다며 탄핵안을 발의했다. 탄핵안이 통과되면 헌법재판소 결정 전까지 위원장 직무가 정지된다.

지난해 12월1일 이동관 당시 방송통신위원장이 퇴임식을 마친 뒤 정부 과천청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1일 이동관 당시 방송통신위원장이 퇴임식을 마친 뒤 정부 과천청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탄핵안 발의 다음 날인 28일 문화방송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등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계획을 의결했고, 나흘 뒤 물러났다. 야당 주도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방송3법’ 입법이 추진 중인 가운데 방통위도 오는 8월 임기가 만료되는 방문진 이사 교체 작업에 서둘러 착수한 것이다. 이동관 위원장이 기틀을 닦아놓은 ‘와이티엔(YTN) 민영화’를 김홍일 위원장이 매듭지었듯(2월7일), 방문진 이사 교체도 후임 방통위원장이 마무리할 태세다.

광고
광고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위원장은 이날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 기자회견에서 “국무위원급 기관장의 자리를 ‘방송 장악’ 제물로 바쳐서라도 목적한 바를 이루겠다는 정권의 오기에 섬뜩함을 느낀다”며 “이 정부의 행태가 왜 방송법을 뜯어고쳐야 하는지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