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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료·건강

[단독] ‘마른 몸 신화’에…거식증 환자 중 10대 여성 가장 많다

등록 2020-10-12 04:59수정 2020-10-12 10:44

SNS서 깡마른 몸 동경하는 ‘프로아나’
무작정 굶기·먹고 토하기 등에 몰두
최근 5년 간 국내 거식증 환자 중
14.4%가 10대 여성 청소년
남인순 의원 “초기 개입해 신속한 치료 필요”
‘비만’ 기준 WHO기준보다 낮고
식욕억제제 처방 쉬운 것도 문제
거식증, 다이어트.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거식증, 다이어트.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먹토’(먹고 토하기)합니다. 같이 조여요.” “지금 120시간 단식 시작했습니다.” “03년생 ‘뉴비’(신입)예요. 170㎝, 45㎏이 목표예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이렇게 극단적인 방식으로 살을 빼고 있다거나, 같이 다이어트를 하자는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주로 10대 여성 청소년이 올리는 글로, ‘프로아나’(pro-ana) 같은 해시태그가 달려 있다. 프로아나는 거식증(신경성 식욕부진증·anorexia)을 동경하거나 지지(pro)하는 것을 가리키는데, 이들은 무작정 굶거나 ‘먹토’, ‘씹뱉’(씹고 뱉기) 등의 방법을 통해 깡마른 몸을 만드는 데 몰두한다.

이러한 흐름은 통계로도 나타난다. 11일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국내 거식증 환자 중 10대 여성 청소년이 14.4%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거식증으로 진료를 받은 이는 모두 8417명으로, 5년 동안 1590명(2015년)에서 1845명(2019년)으로 16% 증가했다. 이들 중엔 여성이 6346명(75.4%)으로 남성(2071명·24.6%)보다 3배 이상 많다. 성별·연령별로 보면 10대 여성이 14.4%(1208명)로 가장 많았고, 20대 여성(11.4%, 957명)도 적지 않아 ‘마른 몸 강박’이 이들에게 집중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80살 이상(13.1%, 1103명)과 70대(13.0%, 1093명) 등 고령층 여성 비중도 큰 편이지만 이들의 경우는 우울증에 수반되는 현상 등으로 풀이된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거식증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가장 우선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보는 청소년 질환 가운데 하나다. 남 의원은 “건강하게 성장할 시기인 10대가 대중문화 등이 부채질하는 ‘마른 몸 신화’에 압박을 받으며 건강을 해치고 있다”며 “거식증은 사망률도 높아 초기에 개입해 신속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 의원은 한국의 비만 기준이 국제 기준에 견줘 낮은 탓에, 식욕억제제 처방의 ‘문턱’이 낮다는 점도 이런 현상을 부추기는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했다. 세계보건기구는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을 비만으로 보는 반면,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통계는 체질량지수 25 이상을 비만으로 본다. 이에 기반해, 마약류인 향정신성 식욕억제제의 수입 허가 기준은 체질량지수 30 이상이지만 ‘안전한 사용을 위한 처방 기준’은 체질량지수 25 이상이다. 남 의원은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되는 향정신성 식욕억제제가 최근 5년간 13.1% 늘었는데 식욕억제제 수입 허가와 처방 기준이 각각 상이한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비만 기준도 세계적인 기준과 다르고 국내에서도 각각 달라 혼란을 주고 있다”며 “합리적인 기준을 다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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