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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밴더빌트대 연구팀이 시니어 600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해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게재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하루에 8200걸음 걸으면 체중 감량과 혈압 감소에 이롭다고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밴더빌트대 연구팀이 시니어 600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해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게재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하루에 8200걸음 걸으면 체중 감량과 혈압 감소에 이롭다고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김미영의 갱년기? 갱생기!’는

완경(폐경)을 앞두고 있거나, 경험한 40~60살 여성(feat. 남성 포함)을 위한 한겨레만의 콘텐츠입니다. 갱년기 극복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49살 김미영 기자의 생생한 체험담과 함께 여러분의 갱년기를 ‘갱생기’로 바꿔줄 각종 방법과 정보를 전달합니다. 격주 수요일 오전 11시 찾아뵙겠습니다.

ep1. 식사량을 줄였는데도, 살이 안빠진다? ‘요요’가 왔다?

오늘은 ‘운동’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다이어트할 때 식단 관리 외에 운동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한때 저는 황정민이 과거 영화 ‘너는 내 운명’ 촬영을 위해 1주일간 토마토만 먹고 약 20㎏을 감량한 적이 있다고 말한 방송 프로그램을 보고, 20㎏씩 살이 쪘을 때도 “까짓것 일주일 동안 토마토 먹지 뭐. 최소 10㎏은 빠지지 않겠어?”라고 자신하며 살 빼는 일이 아주 쉽다고 폄훼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그것이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라는 걸 뒤늦게 깨닫긴 했어요. 일주일 동안 방울토마토만 먹었지만 20㎏은커녕 5㎏도 빠지지 않았고, 토마토를 끊고 정확히 이틀이 지난 후 예전 몸무게로 회귀(?)하더라고요. 차라리 체중 변화가 없으면 다행이었는데, 뱃살은 더 늘어지더라고요.ㅠㅠ.

지금 생각해보니, 제가 참 순진했던 것이었어요. 황정민 배우가 토마토만 먹었겠습니까? 아마 하루 일과 대부분은 유산소나 근력 운동을 했을 거예요. 운동 없이 절대 일주일 동안 20㎏을 감량할 수 없지요. (feat. 역할을 위해 체중을 고무줄처럼 줄였다 늘리는 배우들은 정말 대단해!)

다이어트에서 가장 중요한 건 (섭취하는 칼로리를 줄이는) 식사량 조절입니다. 클립아트코리아
다이어트에서 가장 중요한 건 (섭취하는 칼로리를 줄이는) 식사량 조절입니다.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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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 운동을 같이 해야 해요~

다이어트에서 가장 중요한 건 (섭취하는 칼로리를 줄이는) 식사량 조절입니다. 그래서 흔히 식단 70~80%, 운동 20~30%라고 하지요. 칼로리 섭취를 극단적으로 제한하는 단식, 금식, 절식, 원푸드다이어트가 단기간 체중 감량 효과가 뛰어난 이유입니다. 문제는 평소대로 음식을 다시 섭취하면 체중이 원상복구될 뿐 아니라 심지어 다이어트 이전보다 체중이 늘어나는 ‘요요’가 나타나고 더 쉽게 살이 찌는 체질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죠. 건강에도 해롭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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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요’ 예방과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을 만들기 위해 운동은 다이어트에서 매우 중요해요. 운동을 통해 기초대사량(feat. 근육 키우기)을 높여 ‘에너지 소모 체질’로 만들어야 음식 섭취와 동시에 체중이 증가하는 부작용을 막을 수 있어요

기초대사량이란 우리 몸이 기본적으로 신진대사에 사용하는 에너지양을 말해요. 즉, 몸이 호흡·체온 유지 등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인 셈이죠. 따라서 같은 체중이라도 근육이 많은 사람은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돼 살이 잘 빠져요. 반면 (운동 없이) 식사량을 줄이면 몸의 기초대사량이 떨어져 일시적으로 체중이 빠지기는 하지만 그만큼 기초대사량도 떨어져 결과적으로 살이 잘 안 빠지는 체질을 만들죠.

지방은 1㎏당 3㎉만을 소비하는 반면 근육은 1㎏이 20㎉를 소비해 소모되는 에너지가 많아 살이 잘 붙지 않는다. 게티이미지뱅크
지방은 1㎏당 3㎉만을 소비하는 반면 근육은 1㎏이 20㎉를 소비해 소모되는 에너지가 많아 살이 잘 붙지 않는다. 게티이미지뱅크

ep3. 운동을 하면 무릎과 발목이 아픈데!!!

몸을 에너지 소모 체질로 만들기 위해, 즉 기초대사량을 늘리기 위해 운동은 필수예요. 그러기 위해서는 근육을 키워야 하는데, 참 쉽지 않지요? 갱년기가 되니, 살은 그렇게 잘 붙는데 근육은 운동을 해도 절대 안붙어요! 근육을 키워야 하는 이유는 지방은 1㎏당 3㎉만을 소비하는 반면 근육은 1㎏이 20㎉를 소비해 소모되는 에너지가 많아 살이 잘 붙지 않기 때문이에요. 지방이 많은 여성보다 근육이 많은 남성이 살이 잘 찌지도 않고 살이 더 잘 빠지는 이유입니다.

문제는 40대 이상 갱년기(!)에 운동을 하는 일이 마음처럼 쉽지 않고, 몸에 탈(?)이 나서 의욕만큼 열심히 할 수 없게 만든다는 데 있어요. 유연성이 급격히 떨어져서 근육이 원활하게 움직이지 않아요. 근력운동을 하는 경우 스트레칭을 반드시 해주는 게 좋고, 운동은 30분~1시간씩 1주일에 3회가 적당해요.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만성질환자를 포함한 성인 기준 일주일에 중간 강도의 운동은 150~300분, 고강도 운동은 75~150분을 하도록 권장하고 있어요.

갱년기 여성에게 (빠르게) 걷기, 달리기, 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은 칼로리를 태우고, 체중을 감량하는 데 효과적이에요. 생활 습관으로 유산소 운동을 매일 꾸준히 하면, 체중을 관리하고 신진 대사를 향상 시키는데에도 도움이 돼요. (feat. 유산소 운동이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고 해서 과도한 칼로리 섭취는 안돼요!)

가수 이은하는 하루 7000보에서 1만보 정도를 천천히 걸으면서 6개월 만에 22㎏을 감량했고, 배우 하정우는 15일 동안 550㎞를 걸으며 8㎏을 뺐다고 해요. 하정우는 “40분에서 50분을 걷고 10분에서 20분을 쉰다. 그게 1교시다”라며 “많게는 10교시까지 걸을 때도 있다. 중요한 건 중간에 쉬는 것이다. 쉬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다”고 밝혔죠. 그는 자신의 걷기 노하우를 담은 책 ‘걷는 사람, 하정우’를 펴내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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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 ‘걷기’부터 도전해볼까요, 우리!

우리가 할 수 있는 운동은 많아요. 웨이트 트레이닝, 수영, 러닝, 복싱, 발레, 요가, 필라테스…. 주변에 헬스클럽도 많고, 요즘엔 요가와 필라테스 센터도 많아져 선택지가 이전보다 훨씬 넓어지기도 했죠. 운동을 선택할 때 중요한 건 체력과 건강 상태, 취향, 지병 등을 고려해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선택하는 데 있어요.

예전에 ‘한 달 10㎏ 감량’이라는 문구에 혹해 덜컥 복싱체육관에 등록했다가, 3일 만에 발목 염좌(접질리거나 삐끗하지 않았는데도)가 와서 중단한 아픈 경험이 있어요. 거구(?)의 몸으로 줄넘기를 하고, 복싱 스텝을 익힌다고 방방 뛰었으니 발목에 무리가 가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죠. 헬스는 지루하고 재미 없어(feat. 제 성향하고는 안 맞는 운동 중의 하나) 스피닝에 도전해 본 적도 있어요. 역시나 무릎과 발목에 무리가 와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어요.ㅠㅠ

다행인 건 이렇게 거창한(?) 운동이 아니어도 제 몸 상태를 고려해서 할 수 있는 운동이 있다는 거예요. 언제 어디서든 의지만 있으면 가능한 대표적 유산소 운동 ‘걷기’가 그것이지요. 특히 걷기는 과체중 이상이거나, 배와 허벅지 주위에 살이 많은 반면 허벅지와 다리는 상대적으로 가는, 저를 포함한 갱년기 여성의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이기도 하죠.

ep5. 얼마나 걸어야 하는 거야?

미국 밴더빌트대 연구팀이 시니어 600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해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게재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하루에 8200걸음 걸으면 체중 감량과 혈압 감소에 이롭다고 해요. 또한 과체중인 사람이 하루에 6000보 이상 1만1000보 이하로 걸었을 때 비만 위험이 64%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해요. 연구팀은 이왕이면 야외에서 햇빛을 받으며 걷거나 저녁 식사 후 가볍게 걷기를 추천했는데, 햇빛을 받으며 걸으면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세로토닌과 통증을 완화하는 엔도르핀이 분비돼 마음이 안정되고 우울감이 줄어드는 효과까지 있기 때문이지요.

요즘 ‘1만보 걷기(6㎞)’를 목표로 하는 분들이 많은데, 꼭 그럴 필요는 없어요. 폴란드 우치대 의대 심장학과와 미국 존스홉킨스대 심혈관질환예방센터 공동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유럽예방심장병학저널’에 발표한 결과를 보면, 하루 2337보 이상 걸을 경우 심장 및 혈관 질환 사망 위험이 줄어든다고 해요. 이 밖에 주 3회 5000보를 걸으면 사람의 기대 수명을 3년 늘리고 건강 관리 비용을 최대 13%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요.

우리나라 보건복지부는 ‘한국인을 위한 걷기 가이드라인’에서 일주일 동안 150분을 빠르게 걷거나, 75분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매우 빠르게 걷기를 권장하고 있고요. 색다르게 걸어보고 싶다면 맨발 걷기를 추천합니다. 서울 마포구, 세종시 등 지자체가 앞장서 맨발로 걸을 수 있는 ‘황톳길’을 조성하고 있고, 황톳길이 아니어도 공원 산책길을 맨발로 걸을 수도 있지요.

ep6. 걷기 효과 높이는 방법

중요한 건 얼마나 걷느냐보다 꾸준히 즐겁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저는 걸을 때 이어폰을 꽂고 빠른 노래를 듣는데, 보폭이나 속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고, 노래를 흥얼거리며 걷다보면 어느새 1시간이 훌쩍 지나 있을 때도 있더라고요. 또, 매일 같은 코스로 걷는 것보다는 다른 경로로 걷는 것도 추천합니다. 매일의 산택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 주거든요.

요즘처럼 푹푹 찌는 날에는 마트나 아울렛으로 방향을 바꿔 걷기도 해요. 덜 덥기도 하고, 눈요깃 거리도 있어서 즐겁게 걸을 수 있답니다. 주말이나 휴일에 높은 지형이나 언덕이 있는 길을 따라 걷거나, 다른 지역으로 나들이를 가서 둘레길이나 산책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오늘부터 우리, 일주일에 딱 3일만 걸어보아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하루 30분.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으면서 산책하는 마음으로 흥겹게~

‘캐시워크’(하루 1만보 걸으면 100원 캐시 적립), ‘손목닥터9988’(하루 8천보 걸으면 200원 캐쉬 적립) 등 얼마나 걸었는지 알려주는 앱을 깔면 운동도 하고 용돈도 모을 수 있어요!

화이팅!!!

 

 

다양한 다이어트 운동, 장단점과 주의점 

 

1. 웨이트 트레이닝

각종 기구를 사용해 근육 힘을 쓰게 하기 때문에 근력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다. 가정에서는 푸시업이나 스쿼트로 대체할 수 있다. 특히 스쿼트는 허벅지 안쪽 근육인 대퇴사두근을 단련하는 데 효과적인데, 대퇴사두근이 강해지면 무릎 연골을 보호할 수 있어 관절염을 예방할 수 있다.

 

2. 달리기(러닝)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공복 때 더 큰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당뇨병 환자는 공복 상태에서 운동하면 혈당이 급격히 올라갈 수 있어 피하는 게 좋다. 달릴 때 체중 2~3배의 하중이 무릎에 실려 관절이나 연골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평소 무릎 뼈, 관절 등이 약한 사람도 조심해야 한다. 처음부터 빠른 속도로 장거리를 달리기보다는 점차 속도와 거리를 늘려나가는 것이 좋다. 운동 전후 준비‧마무리 운동이 중요하다.

 

3. 수영

전신을 사용하는 운동으로, 열량 소모가 커 체지방 감소 및 체중 관리에 효과적이다. 70㎏ 성인 기준 시간당 500~800㎉를 소모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심폐지구력이 향상될 뿐 아니라, 물속에서 하는 운동이라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도 안전하게 할 수 있다. 어깨질환이 있는 사람은 아쿠아로빅을 추천한다.

 

4. 복싱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대표적인 운동이다. 먼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전신을 이용해 뛰면서 산소를 소비해 체지방을 연소하고, 열량을 소모하며, 심폐기능을 강화한다. 또 복싱은 순간적인 힘이 필요로 해 순발력까지 키울 수 있다. 또한 발뒤꿈치를 들고 운동하기 때문에 종아리 지방을 없애준다.

 

5. 요가

속근육을 단련해 다부지고 균형잡힌 몸매를 만드는 데 효과적이다. 다양한 자세를 훈련하면서 몸을 바르게 세우게 되고 자율신경을 조절해 균형감각을 키울 수 있다. 근력을 강화하고 체지방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

 

6. 발레

탄탄한 몸매를 가꾸는 데 도움을 준다. 평소 잘 쓰지 않는 허벅지 안쪽이나 허리 근육 등이 골고루 사용된다. 발끝으로 몸 전체를 지탱하는 동작도 있어 코어와 하체의 속근육까지 단련된다. 엉덩이와 괄약근에 힘이 들어가 엉덩이 라인을 잡아주는 등 전반적인 몸매를 탄력감있게 가꿀 수 있으며, 자세 교정도 기대할 수 있다.

 

7. 테니스

시간당 400~500㎉의 열량을 소모하는 것으로 알려질 정도로 유산소 운동 효과가 크다. 경기 중 계속해서 움직이고 달리기에 심폐지구력이 향상되고 혈액순환이 촉진된다. 체지방 감소를 비롯 심혈관 건강을 개선해준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