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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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이 청소년 집단을 추적 관찰했더니 고등학생이 되면서 흡연과 음주 경험 비율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청소년의 건강한 습관 형성에 영향을 주는 주변 환경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악화했다.

30일 질병관리청은 이런 내용이 담긴 ‘제5차 연도 청소년건강패널조사’ 결과를 31일 공개한다고 밝혔다. 청소년건강패널조사란 2019년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학생 5051명의 건강행태 변화와 요인을 2028년까지 해마다 추적하는 조사다. 5차 조사는 대상 학생이 고등학교 1학년이 된 지난해 이뤄졌으며, 첫 해 참여자의 84.0%(4243명)가 답했다.

흡연을 한번이라도 한 비율은 초등학교 6학년 0.35%에서 고등학교 1학년 6.83%로 높아졌다. 증가 폭은 중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교 1학년으로 올라갈 때가 2.90%포인트(3.93%→6.83%)로 가장 컸다. 흡연 경험이 있는 청소년 가운데 69.5%는 과일 등 다른 맛이나 향이 나는 가향 담배로 처음 담배를 경험했다. 질병청은 “신종 담배 및 가향 담배 규제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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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를 해본 적 있는 비율도 중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교 1학년으로 진급할 때 14.1%포인트(40.9%→55.0%)로 가장 증가 폭이 컸다. 술을 처음 마신 경험은 초등학교 6학년에서 중학교 1학년으로 진급했을 때가 15.8%로 가장 많았다. 술을 처음 마신 이유를 물었더니 48.9%가 가족 및 집안 어른의 권유로 마셨다고 답했다. 맛이나 향이 궁금해서(19.7%), 물 등으로 착각해 실수로(8.2%) 마셨다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건강 습관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주변 여건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열악해졌다. 최근 7일 동안 부모 등 보호자 가운데 한 명이라도 함께 식사한 날이 며칠이나 되느냐는 물음에 매일이라고 답한 비율은 초등학교 6학년일 때 66.3%에서 고등학교 1학년 때 27.4%로 3분의 1 수준이 됐다. 최근 1년간 담배를 피워선 안 된다는 주제로 대화한 적이 있다는 학생 보호자는 자녀가 초등학교 6학년일 때 70.7%에서 고등학교 1학년일 때 59.5%로 줄었다. 반대로 최근 7일 동안 텔레비전·영화·웹툰·동영상·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담배를 피우는 장면을 하루 이상 봤다는 초등학교 6학년 때와 고등학교 1학년 때 사이 39.2%에서 58.0%로 늘었다. 술을 마시는 장면을 봤다는 응답률도 50.9%에서 70.5%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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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생활과 신체활동 지표도 갈수록 나빠졌다. 초등학교 6학년일 때와 고등학교 1학년일 때 주 5일 이상 아침식사를 거른 비율이 17.9%에서 29.0%로, 주 3회 이상 단맛 음료 섭취율은 50.9%에서 68.3%로 증가했다. 하루 60분 주 5일 이상 신체활동을 실천한 비율은 초등학교 6학년 때 29.8%에서 고등학교 1학년 때 14.6%로 떨어졌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