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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16일 서울대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가 이동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지난 6월16일 서울대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가 이동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정부가 5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공백을 하반기에 메우기 위해 여러 방안을 내놓았지만 갈수록 성공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 하반기 전공의 모집 공고가 시작된 22일 의대 교수들은 충원 예정인 전공의에 대한 ‘지도 거부’를 예고했다. 또 서울시의사회 등은 사직 전공의의 개원 병·의원 취업을 연결해줄 계획이어서, 수련병원으로 돌아갈 전공의는 더욱 줄어들 거란 예상이 나온다.

연세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작금의 고난이 종결된 후에 (전공의 모집에) 지원한다면 이들을 새로운 세브란스인으로 환영할 수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학풍을 함께할 제자와 동료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세브란스 전공의가 사직하였더라도, 세브란스는 그들의 자리를 비워두고 그들이 당당하고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노력하고 그들을 지원하고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병원협회는 각 수련병원이 이날부터 모두 7645명의 전공의를 모집한다고 공고했다. 수련병원들이 지난 18일까지 복지부에 보고한 하반기 모집 인원은 7707명이었지만, 이후 일부 병원이 계획을 조정하며 모집 규모가 소폭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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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수련병원이 이날부터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시작하자 의대 교수들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성균관대 의대 교수 비대위도 “각종 편법적인 명령과 조처를 통해 (의료 공백을) 대충 봉합하려는 보건복지부의 시도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며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등 정부가 일반적으로 추진해온 의료 정책을 2월 이전으로 되돌리라”고 요구했다. 앞서 가톨릭의대 영상의학교실 교수들은 지난 20일 입장문을 내어 하반기 모집으로 입사한 전공의들의 지도전문의를 맡지 않겠다고 했다.

의사 단체는 전공의 모집 때 응시할 전공의가 거의 없을 거라고 주장한다. 응급의학의사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서에서 “정부는 몇 명이나 될지 모르는 ‘9월턴’(하반기 수련 전공의)을 받겠다며 1만명 넘는 전공의를 강제로 사직 처리하려 하고 있다. 응급의료를 전공하던 대다수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고, 다른 병원의 상급 연차나 하반기 지원 인원은 더더욱 없을 것”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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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의사’들의 이런 반발에 전공의들이 하반기 수련을 선택하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수도권의 한 상급종합병원장은 “전공의 입장에선 하반기 수련에 지원했다가 ‘동료들의 대오를 이탈한 의사’라는 꼬리표가 붙을 거란 우려가 클 것”이라며 “비수도권 수련병원에서 서울 대형병원 등으로 옮기려는 이들도 많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원한 의사들이 사직 처리된 전공의를 채용하려는 움직임마저 있다. 서울시의사회 산하 각 구의 의사회에선 병·의원을 운영하는 회원들의 전공의 채용 수요를 조사해, 사직 전공의들의 재취업을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2월부터 출근을 중단해 생활고를 겪는 전공의는 임시 일자리를 얻게 되고, 개원의들은 전문의보다 저렴한 인건비에 의사를 채용할 수 있는 것이다. 서울시의사회 관계자는 “구 의사회마다 자기 지역 소재 수련병원에서 사직한 전공의들을 우선 채용하게 될 것”이라며 “구 의사회 대표들,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들과 급여 등을 상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손지민 기자 sj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