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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10일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는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수련병원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의 사직 효력이 2월이 아닌 6월부터 발생한다고 못박았다.

김국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11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전공의의 사직은 6월4일을 기점으로 공법적 효력이 있다”고 밝혔다. 최근 대한수련병원협의회가 전공의 사직서를 2월29일자로 수리하는 방안을 논의하자, 정부가 이에 반대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전공의들은 자신들이 병원을 떠난 2월부로 사직을 인정해달라고 주장해왔다. 그래야 ‘퇴직 직전 3개월 하루 평균 임금’에 비례해 책정되는 퇴직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3월부터는 대다수 전공의가 병원에 출근하지 않아 임금이 없었던 만큼, 사직이 6월부로 인정되면 퇴직금을 못 받거나 액수가 크게 줄어든다. 전공의 일각에선 사직서가 2월부로 수리되면, 이후 내려진 업무개시명령 등의 효력을 두고 법적으로 다툴 근거가 마련된다고 기대한다. 자신들이 사직한 상태에서 발령된 부당한 행정명령이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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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더해 현행 전공의 임용시험 지침 상 수련 포기 전공의는 1년 이내에 같은 전공으로 수련을 지원할 수 없다. 전공의들 입장에선 사직서가 2월부로 수리돼야 내년 3월에도 수련을 재개할 수 있다. 복지부가 올해 9월에 한해 사직 전공의가 같은 연차로 복귀할 수 있도록 했지만, 내년에도 같은 특례를 마련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반면 정부는 전공의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등을 철회한 6월4일부터 사직이 인정된다고 본다. 행정명령을 이날부로 ‘철회’했을 뿐 ‘취소’한 것은 아니니, 이전까지의 행정명령은 유효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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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는 각 수련병원에 오는 15일까지 전공의의 사직·복귀 의사를 확인하라고 재차 요구했다. 전국 수련병원이 오는 22일 하반기 전공의 모집공고를 내려면 15일까지는 결원 현황이 파악돼야 한다는 게 복지부 입장이다. 김 정책관은 “대한수련병원협의회에서 (기한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사직서 수리 기한 연장을 요구했다”면서도 “사직서 수리는 당초 예정대로 7월15일까지 하는 것으로 진행하겠다. 주요 병원들은 정부 방침에 맞춰 이날까지 사직서 수리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10일 기준 전국 211개 수련병원 레지던트 1만506명 중 9516명(90.6%)이 출근하지 않았고, 이중 사직서를 제출한 사람은 68명뿐이다.

한편 정부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 때 전공의가 기존 수련병원과 같은 권역으로만 지원하도록 제한해달라는 수련병원협의회의 요청을 검토하기로 했다. 비수도권 병원 전공의가 ‘빅5’(삼성서울·서울대·서울성모·서울아산·세브란스) 등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이탈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김 정책관은 “(전공의 지원) 권역 제한 문제에 대해 여러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