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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3일 전문의 비상대책위원들이 의견을 담은 입간판을 설치한 모습. 연합뉴스
지난 5월3일 전문의 비상대책위원들이 의견을 담은 입간판을 설치한 모습. 연합뉴스

암 환자 진료를 전문으로 하는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암센터 전문의들이 신규 환자를 줄이는 식으로 진료 재조정에 나선다.

국립암센터 전문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 9일 낸 입장문에서 “유감스럽지만 안전한 기존 암 환자 진료를 유지하기 위해 신규 환자 제한을 하는 안타까운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기관장·관리직을 제외한 전문의 146명 가운데 112명(76.7%)이 투표에 참여했고, 응답자 가운데 97명(86.6%)이 신규 환자 축소 제한에 찬성했다. 비대위는 “과별, 전문의별 가용한 진료역량에 따라 자율 조정할 것”이라며 “병원 전체 적정 진료 유지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가능한 조기에 종료하겠다”고 덧붙였다.

전공의 이탈 이후 업무가 늘어난 상황이 5개월째 이어지면서 현재 진료량을 유지했다간 기존 암 환자 진료도 위험할 수 있다는 게 비대위 설명이다. 국립암센터 전공의는 70명(암센터 소속 13명, 서울대병원 소속 57명)으로 상당수는 지난 2월 업무를 중단했다. 비대위는 “전문의들은 2월 이후 전공의 공백에도 암 환자 진료를 수행하고자 주 70시간 이상 근무와 월 6회 이상 당직을 해왔다”며 “개별 외래 조정 후에도 심리적, 체력적 번아웃(소진)으로 전문의 사직이 발생하고 있어 더는 질 높은 암 환자 진료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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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정부에 전문의 채용 확충을 위한 신속한 지원을 요청했다. 비대위는 “기관 차원 노력으로 당직 전담의 추가 채용 등을 했으나, 장기화된 의료 공백을 막기에 역부족”이라며 “국가 암 환자 진료체계 붕괴를 막기 위해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의 조속한 전환이 어느 의료기관보다 시급하다. 정부의 구체적이고 신속한 지원 대책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국립암센터는 암관리법상 전문적인 암 연구와 암 환자 진료를 위해 정부가 설립한 기타공공기관이다. 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대형 병원들이 진료를 축소한 상황에서, 공공기관인 국립암센터 진료 축소는 자칫 암 환자 진료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서울대병원 등 교수들의 휴진이 예고되자 지난달 16일 국립암센터 병상을 최대한 가동하고 서울 주요 5개 병원과 핫라인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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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 쪽은 최대한 정상 진료하겠다는 태도다. 암센터 관계자는 “기관 차원에서 (신규 환자 진료를) 축소할 계획은 없다”며 “최대한 차질없이 정상 진료를 운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