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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투쟁을 선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투쟁을 선포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오는 18일 하루 동네병원을 운영하는 개원의, 의과대학 교수, 봉직의 등 의료계 각 직역이 참여하는 ‘집단휴진’에 돌입한다고 선포했다. 이미 집단휴진을 결의한 교수와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 직후 사직한 전공의에 더해 개원의까지 집단 행동에 동참해 ‘의사 총파업’에 들어가겠단 취지다.

의협은 9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열어 지난 4∼7일 대정부 투쟁 방안을 두고 회원들이 투표한 결과를 공개했다. 결과를 보면 투표에 참여한 회원 7만800명 중 73.5%(5만2015명)가 ‘6월 중 계획된 휴진을 포함한 단체행동에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정부의 의료개혁 정책을 저지하기 위한 의협의 강경한 투쟁에 지지한다고 답한 회원은 90.6%(6만4139명)였다.

의협은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18일 하루 집단휴진을 실시한다. 집단휴진과 동시에 의대생·학부모 등이 참여하는 총궐기대회를 열 예정이다. 이번 투표엔 올해 1분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신고된 의사 11만1861명 중 63.3%인 7만800명이 참여했다. 직역별로 보면 의대교수 9645명, 개원의 2만4969명, 봉직의 2만4028명, 전공의 5835명, 기타(공중보건의사·군의관 등) 632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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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의 ‘총파업’ 결의는 2000년(의약분업), 2014년(원격진료), 2020년(의대증원)에 이어 네 번째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이날 “서울의대에서 무기한 휴진을 결정한 17일 바로 다음날 전국의사 집단휴진을 하는 것이 정부가 입장 변화를 보일 수 있게 하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들은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 전면 취소”를 요구하며 오는 17일부터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제외한 전체 무기한 휴진을 결의했는데, 이에 보조를 맞추겠다는 의미다.

의협의 요구 사항은 ‘2025년도 의대 정원 증원 전면 재검토’다. 내년도 입학정원 발표는 이미 지난달 마무리가 돼 정부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다. 최안나 대변인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2025년도 의대정원 증원절차 중단과 함께 잘못된 정책을 (정부가) 인정하고, 책임있는 사람에 대해 책임을 지게 하고, 전공의들의 행정처분을 취소하는 것 등은 다 같은 이야기”라면서 “잘못된 정책을 일단 인정해야 저희가 더는 단체행동에 나서지 않고 정부와 이 사태를 수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협은 2025년도 의대 정원 증원 절차를 중단하면 이후에 다시 단체행동에 대해 논의해 발표하겠단 입장이다. 18일 이후의 집단휴진 여부도 정부의 입장변화를 지켜본 후 결정한단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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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실제 개원의의 집단휴진 참여율은 전공의·교수 등에 견줘 낮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20년 의협 집단행동 당시에도 개원의 휴진율은 10%를 넘지 못했다. 이번 투표에서도 의협의 강경 투쟁을 지지한단 답변보다 단체행동에 참여하겠단 답변 비율이 17.1%포인트 적었다. 그러나 ‘역대급 투표율’ 등을 고려하면, 문을 닫는 동네병원이 적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최안나 대변인은 “그동안 투쟁에 대해 회원들에게 참여 의사를 물은 모든 투표 중에서 가장 압도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환자단체는 의사단체가 환자들을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회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 “의협을 비롯한 의사단체는 환자들의 절규를 외면하고 오직 집단이기주의를 위한 힘자랑만 되풀이하다 끝내 국민을 적으로 돌리는 불법 총파업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고 했다.

손지민 기자 sj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