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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료·건강

따로 노는 복지서비스…“의료·장기요양 통합 지원 필요”

등록 :2022-09-15 05:00수정 :2022-09-15 10:55

‘집에서의 노후’ 위한 커뮤니티 케어
건보공단-지자체 간 정보 공유 안 돼
돌봄 필요 적은 ‘노쇠 예방’ 비중 커

“공단이 등급 판정·재정 관리하되
사례관리 기능은 지자체에 넘겨야”
8월26일 어르신들이 주야간보호센터에서 실시하는 색칠하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대구 효경복지공동체 제공
8월26일 어르신들이 주야간보호센터에서 실시하는 색칠하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대구 효경복지공동체 제공

건강이 나빠진 노인도 낮에는 주간보호센터에서 꽃꽂이 같은 취미생활을 즐긴다. 외출 시 센터 등 공공기관 지원을 받아 이동한다. 병원에서 퇴원한 직후라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의사·간호사가 방문해 체계적으로 건강관리를 하고, 재입원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하는 걸 막는다. 혼자 씻기 어려울 때는 집에서 목욕을 도와주는 돌봄 서비스를 받는다. 모든 지원이 통합돼 나를 위한 ‘맞춤형’으로 이용할 수 있고, 마을 전체는 노인을 위한 공간이 된다.

16개 시군구 자율형 통합돌봄 선도사업, 올해로 끝

건강이 나빠진 노인도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가지 않고 내가 살던 동네, 살던 집에서 노후를 보낼 수 있을까? 문재인 정부는 이런 청사진을 담아 2018년 ‘지역사회 통합돌봄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2025년까지 커뮤니티 케어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돌봄이 필요한 노인이 기존에 살던 곳에서 개개인의 필요에 맞는 돌봄 서비스를 받고 나아가 의료 서비스까지 제공받게 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2019년 6월부터 2년간 16개 시군구에서 지역 자율형 통합돌봄 모형을 만들기 위해 선도사업을 시행했고, 올해 말 이 실험이 끝이 난다. 윤석열 정부 또한 국정과제를 통해 ‘지역사회 계속 거주를 위한 예방적·통합적 돌봄 강화’를 실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내년 커뮤니티 케어 시범사업을 위해 예산 35억여원을 배정했다. 보건복지부는 기존 선도사업을 보완해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지역사회 통합돌봄의 방향성에 동의하며, 선도사업의 한계와 성과 분석을 통해 사업을 이어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선도사업은 돌볼 이가 없어 입원을 선택하는 ‘사회적 입원’을 막는 데 지원이 집중되지 않았다는 데 문제가 있었다. 커뮤니티 케어 사업은 노인의 입원을 막기 위해 퇴원 환자나 만성질환자를 먼저 지원할 필요가 있는데, 퇴원 환자 지원 비중이 크지 않았던 것이다. 입원 가능성이 큰 이들을 돌봐 재입원을 막는 것은 정부나 가족의 의료·간병비 지출을 절감하는 길이기도 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의 연구를 보면, 2019~2021년 사이 선도사업에서 커뮤니티 케어 지원을 받은 1만3000여명 중 퇴원 환자 비중은 크지 않았다. 단기 입원 후 퇴원(11%), 급성기 입원 후 퇴원(4%), 사회적 입원 후 퇴원(1%) 등이었다. 복합 만성질환자는 16%였고, 이들보다 의료·돌봄 필요가 적은 ‘노쇠 예방’ 목적의 관리가 필요한 이들이 4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의료관리학)는 “건보공단이 장기요양등급자에 대한 정보를 시군구에 주지 않았기에 발생한 결과”라며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기요양등급 받으면 식사·이동·주거 서비스 중복 안 돼

선도사업을 포함해 정부의 노인 돌봄 사업이 제각각 흩어져 있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예를 들어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장기요양등급을 받을 경우 주간보호센터·요양원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식사·이동·주거 서비스는 중복해서 받기 어렵다. 해당 서비스는 장기요양보험이 아닌 지자체 ‘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에 포함돼 있어 대상자 선정이 따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장기요양등급을 받은 이는 건보공단이, ‘노인 맞춤 돌봄’ 사업은 복지관·지자체가 관리해 정보 공유가 원활하지 않다.

선도사업의 한계가 뚜렷하지만, 지자체가 커뮤니티 케어의 필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한 건 의미 있는 진전이다. 유애정 건강보험연구원 지역사회통합돌봄연구센터장은 “지자체들이 자체적으로 통합돌봄 모델을 개발하는 등 눈을 떴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 65개 지자체에서 국비 지원이 아닌 통합돌봄 사업을 진행 중이다.

김윤 교수는 “건보공단이 노인의 장기요양등급 판정이나 재정을 관리하는 권한은 유지하되, 사례 관리 기능은 지자체로 넘겨 시군구의 자체적인 복지 자원과 장기요양보험의 서비스를 통합해서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커뮤니티 케어 정책 설계에 참여한 김용익 돌봄과미래 설립준비위원장(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한 노인에 대해 관련 기관이 종합적으로 상태를 진단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재평가도 하면서 그에 맞는 복지를 제공하는 원스톱 서비스가 돼야 한다”며 “의료 서비스 따로, 장기요양 서비스 따로가 아닌 통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준용 권지담 기자 juney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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