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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료·건강

[육퇴한 밤] 아픈 몸이 들려준 인생의 지혜 “암은 삶의 일부다”

등록 :2022-06-30 20:00수정 :2022-08-22 11:33

육아 동지 유튜브 채널 <육퇴한 밤>
양선아 <한겨레> 기자

2019년 12월 유방암 3기 진단
“서점 찾아간 것, 참 잘한 일”
투병 과정 상세히 기록한 까닭
다른 환자들에게 도움 될 것”
치료 과정 중 아이들 걱정됐지만
위기 대처하는 법 몸소 보여줘
완치 뒤, 인생 즐기는 할머니 꿈꿔

육아동지 유튜브 채널 &lt;육퇴한 밤&gt; 영상 섬네일.
육아동지 유튜브 채널 <육퇴한 밤> 영상 섬네일.

“내 삶이 이렇게 허망하게 끝나가는 건가. 이렇게 열심히만 살다가 죽는 건가?”

30일 <육퇴한 밤>에서 만난 양선아 <한겨레> 기자는 2019년 12월 12일로 시계를 되돌렸다. 유방암 3기 진단을 받은 날이다. 처음엔 믿기 어려웠고, 곧 억울해졌다. 부랴부랴 서점으로 달려갔다. 그때 서점을 찾은 건,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만청 전 서울대병원 병원장이 쓴 <암과 싸우지 말고 친구가 돼라>는 제목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여덟 번의 항암 치료와 수술, 방사선 치료로 이어진 투병 과정은 예측하기 어려운 일 투성이였다. 그럴 때마다 먼저 암을 겪은 이들이 쓴 투병기를 읽으며 흔들리는 마음의 중심을 잡았다. 후배가 선물한 의료 사회학자 아서 프랑크의 책 <아픈 몸을 살다>는 아픈 몸에 대한 관점을 바꾼 계기가 됐다. 인터뷰에서 양 기자는 “살다 보면 생각하지 못한 상황이 생기는데, ‘먼저 경험한 사람들이 언제나 있었다’고 생각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굉장히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20년차 기자에게 암은 새로운 취재 현장 같았다. 낯선 질병 ‘암’을 둘러싼 의료 현장은 어떨까. 그는 투병 기간 중 한겨레 토요판에 <양선아의 암&앎>을 연재했고, 이 내용을 묶어 에세이 <끝장난 줄 알았는데 인생은 계속됐다>(한겨레출판)를 펴냈다. “기록해놓으면 분명 다른 환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았어요. 많은 분이 도움됐다고 하셔서 보람을 느끼죠. (중략) 제가 이렇게 알려드리지 않았다면, 세상에 이런 이야기가 있는지 모르지 않았을까요.” (웃음)

&lt;육퇴한 밤&gt;에서 만난 양선아 한겨레 기자. 육퇴한 밤 화면 갈무리.
<육퇴한 밤>에서 만난 양선아 한겨레 기자. 육퇴한 밤 화면 갈무리.

불현듯 찾아온 암은 살아갈 날을 위한 지혜도 들려줬다. 남매를 둔 그는 치료 과정 중 엄마의 자리를 비워야 하는 순간이 많았다. 걱정도 컸지만, 아이들에게 진실한 마음을 표현했다. “투병 과정을 잘 이겨내고, 곁에서 오래 살고 싶다”는 이야기도 자주 건넸다. 그는 위기에 대처하는 법을 몸소 보여 줬고, 믿음으로 성장한 아이들과 관계는 더 끈끈해졌다.

“항상 부모들은 아이들한테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잖아요. 그런데 살다 보면, 고통이나 위기의 순간도 많잖아요. 부모가 위기를 어떻게 대하는지, 어떤 태도로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것 자체가 아이한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유방암은 여성 암 1위다. 40대 여성 환자가 가장 많다. 40대 중반 유방암을 겪은 양 기자가 직간접적으로 투병 생활을 하는 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도 있다. 먼저, 혼자 힘든 시기를 견디지 말고 의존하는 능력을 키우자고 말한다. “가족과 주변에 적절하게 도움을 요청하고,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자”고 조언한다. 만약, 의존할만한 사람이 눈에 띄지 않을 때는 스스로가 가장 열렬한 응원자가 되자고 강조한다.

양 기자는 “수술과 치료 등 응급 상황이 지나고, 몸이 회복하면 가족과 친구마저 암 환자라는 사실을 잊는 경우가 있다”면서 “내 몸과 마음을 끝까지 살필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고, 스스로 주체가 돼 관리를 잘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암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자고 했다. “우울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면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면서 “하고 싶은 일과 가고 싶은 곳, 만나고 싶은 사람 등에 집중하며 ‘지금, 여기’의 삶을 충분히 누릴 권리도 잊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lt;육퇴한 밤&gt;에서 만난 양선아 한겨레 기자. 육퇴한 밤 화면 갈무리.
<육퇴한 밤>에서 만난 양선아 한겨레 기자. 육퇴한 밤 화면 갈무리.

양 기자는 건강을 돌본 뒤, 2023년 봄 직장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인생을 즐기는 멋진 할머니가 되는 게 새로운 꿈이다. 못다 한 이야기는 <육퇴한 밤> 영상 인터뷰에 담았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육퇴한 밤> 독자들을 위해 양선아 기자의 책 <끝장난 줄 알았는데 인생은 계속됐다>(한겨레출판)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7월 7일까지 유튜브 영상 댓글과 이메일 등을 통해 시청 소감을 남기면 됩니다. <한겨레>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계정 가운데 하나인 <북북 긁어드립니다>(@bookbook_scratch)에서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Q. 육퇴한 밤은?

작지만 확실한 ‘육아 동지’가 되고 싶은 <육퇴한 밤>은 매주 목요일 영상과 오디오 콘텐츠로 찾아갑니다.

영상 콘텐츠는 유튜브 채널과 네이버 TV, 오디오 콘텐츠는 네이버 오디오 클립을 통해 공개됩니다. 일과 살림, 고된 육아로 바쁜 일상을 보내는 분들을 위해 중요한 내용을 짧게 요약한 클립 영상도 비정기적으로 소개합니다. ‘구독·좋아요’로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려요. 육퇴한 밤에 나눌 유쾌한 의견 환영합니다. lalasweet.nigh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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