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서울 성북구 돈암동 성북천 변에 마련된 바람마당 임시선별검사소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불볕더위 속에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오전 서울 성북구 돈암동 성북천 변에 마련된 바람마당 임시선별검사소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불볕더위 속에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4차 유행이 본격화하면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도 빠르게 확산돼 최근 한 주 동안 국내 확진자 4명 중 1명이 이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주에 10명 중 1명꼴이었는데, 일주일 만에 비율이 갑절 넘게 뛰어올랐다. 정부는 지난달 중순까지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점유율이 낮아서 통제범위에 있다고 본 것에 대해 “결과적으로는 방역을 더 강하게 관리해야 했다”며, ‘오판’을 자인했다. 13일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확진자 수는 1306명에 이르러 14일 0시 기준으로는 사상 최다 발생이 예상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최근 일주일 기간(7월4~10일)에 바이러스 유전자 검사를 한 국내 확진자 1071명 가운데 델타 변이 감염자가 250명, 알파 변이 감염자가 145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국내 지역사회에 전파된 델타 변이의 검출률은 23.3%로 직전 주(6월27일~7월3일) 9.9%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델타 변이 감염자 규모는 검사 대상자 525명 중 52명에서 1071명 중 250명으로 크게 늘었다. 유행 확산세에 맞춰 유전자 분석 대상이 늘어남에 따라 변이 감염자의 절대 규모도 크게 불어났다. 델타 변이의 강한 전파력은 기존 바이러스의 2.4배에 이른다. 특히 4차 유행의 중심인 수도권에서 델타 변이 검출률은 한 주 만에 12.7%에서 26.5%로 뛰어올랐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델타 변이가) 굉장히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8월쯤에는 우점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 주간 국내 주요 변이 바이러스 검출률은 36.9%로, 국내 확진자 10명 가운데 3명 이상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델타 변이 확산세에 정부는 지난달 중순까지도 안일하게 판단했던 점을 인정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6월 중순까지는 델타 변이의 점유율 자체가 굉장히 낮아, 전체 변이에서 델타 변이의 비중이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평가했다”며 “결과적으로 델타 변이가 지나치게 빠르게 확산하는 걸 봤을 때, 사후적으로 판단한다면 방역을 더 강하게 관리했어야 한다는 판단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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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내에서 예방접종을 완료한 뒤 출국했다가 돌아오는 입국자를 대상으로 한 검사를 완화하는 쪽으로 관리 지침을 변경한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이 ‘변이 감시’에 허점이 생긴다는 자문을 했는데도 정부가 일방적으로 지침 개정을 했다는 것이다. 지난 5일 개정된 ‘코로나19 국내 접종완료자 관리 지침’을 보면, 논란의 내용이 담겨 있다. 기존에는 접종완료자가 출국했다가 돌아올 때, △입국 72시간 전 △입국 1일차 △입국 6~7일차 △입국 12~13일차 모두 네 차례에 걸쳐 검사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지침 개정 뒤에는 △입국 72시간 전 △입국 6~7일차 두 차례만 받는 것으로 완화됐다. 또 감시체계도 보건소가 관리하는 능동감시체계에서, 스스로 증상을 보고하는 수동감시체계로 바뀌었다. 지침 개정 작업에 참여한 한 감염병 전문가는 “당시 질병관리청 자문회의 때도 입국 12~13일째에 하는 마지막 검사를 없애는 것에 많은 위원이 반대해, 합의가 안 된 것으로 아는데 정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상원 단장은 “이번 지침 변경은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검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려는 것”이라며 “국내 접종완료자라도 델타 변이 유행국가를 여행하고 입국하는 경우에는 여전히 자가격리 면제 대상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델타 변이가 지배종이 된 영국 등은 여전히 이런 유행국가에서 빠져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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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방역당국은 변이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도 델타 변이 검사가 가능하도록 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방대본은 이날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 델타 변이 여부를 확인하는 유전자증폭(PCR) 분석법을 오는 15일부터 2주간 시범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는 유전자증폭 검사의 시약을 개선해 델타 변이를 일차적으로 선별하고, 이후 질병관리청이 전장 유전체 분석을 통해 최종적으로 변이 여부를 확정하는 방식이다.

한편, 방대본은 예방접종 완료자 416만7322명 가운데, 돌파감염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252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10만명당 6.05명꼴로 미국의 10.2명보다 훨씬 적은 수준이다. 이들 중 위·중증으로 진행한 환자는 2명(0.8%)이었고 사망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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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6시 현재 전국 17개 시·도 발표를 종합하면, 확진자는 이 시간대 기준으로 역대 가장 많은 1306명에 이르렀다. 14일 0시 기준으로도 지난 10일 역대 최대 규모(1378명)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서혜미 이정하 박태우 기자 ha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