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40년 세계 전력 수요의 41%가 재생에너지에 의해 공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40년 세계 전력 수요의 41%가 재생에너지에 의해 공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관련 감사원 감사를 계기로 탈원전 공방이 재연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발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각국 움직임과 배치되는 소모적 논쟁이라고 일축한다.

현재 원전 설비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나라는 한국을 제외하면 중국과 러시아 정도다. 중국은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전원이 함께 늘고 있고, 러시아는 주로 동유럽 국가로 수출하는 용도로 원전을 늘리고 있다. 미국은 신규 원전을 계속 건설하고 있지만 경제성을 이유로 노후 원전 폐쇄도 지속돼 전체 원전 수는 줄고 있는 추세다. 일본 역시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전 수가 줄었다. 대표적인 원전 강국으로 평가받는 프랑스도 2035년까지 지금의 50~75%를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청정재생에너지로 전환이 시급한 만큼, 주요국들은 원전보다 재생에너지 투자에 열을 올린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발표한 ‘세계에너지 전망 2020’ 보고서에서 “태양광이 세계 전기 시장의 새로운 왕으로 등극해 2022년 이후 해마다 새로운 기록을 세울 것”이라며 “2040년 세계 전력 수요 41%를 재생에너지가 공급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7년 기준 세계 신규설비 투자 비중은 재생에너지가 66.7%(2980억달러)인 반면 원자력은 3.8%(170억달러)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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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외려 좀 더 적극적 탈원전 정책을 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한국 원자력 분야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데다 선진국들에 견줘 아직 재생에너지 보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 국내에선 원전 불가피론이 여전히 힘을 잃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문재인 정부 임기 중에는 원전 수 자체가 줄어들지 않는다. 현재 가동 중인 원전은 24기(22.5GW)이지만 5기(7GW)가 건설되는 중이다. 신고리 5·6호기는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계속 건설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지금 계획대로면 2080년대까지 원전을 가동하게 된다. 이런 배경 때문에 “정부 임기 중에 핵발전의 수나 용량은 계속 늘어나게 돼 있어 제대로 된 탈원전이라 부르기 힘들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기용 이근영 기자 xen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