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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환경

“한반도 20~25년 뒤 폭염 사망자 두 배 증가”

등록 :2015-02-24 20:13수정 :2015-02-25 13:28

우리나라 온실가스 대표 측정 지점인 서해안 안면도 기상청 기후변화감시센터의 모습. 이곳에서는 기후변화의 주범인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5초 간격으로 측정하고 있다. 기후변화감시센터가 측정한 2013년 우리나라 이산화탄소 평균 농도는 402.4ppm으로 지구 평균치(2012년 기준 393.1ppm)보다 높다.  기상청 제공
우리나라 온실가스 대표 측정 지점인 서해안 안면도 기상청 기후변화감시센터의 모습. 이곳에서는 기후변화의 주범인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5초 간격으로 측정하고 있다. 기후변화감시센터가 측정한 2013년 우리나라 이산화탄소 평균 농도는 402.4ppm으로 지구 평균치(2012년 기준 393.1ppm)보다 높다. 기상청 제공
환경부·기상청 발표 ‘한국 기후 변화 평가보고서’ 보니
대기 중 온실가스 배출이 현재 추세대로 지속되면 이번 세기 말(2071~2100년) 한반도의 평균 기온이 20세기 말보다 4.8℃가량 상승하리라 전망됐다. 이는 유엔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가 예측한 같은 시나리오(RCP8.5)에서의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3.7℃)보다 30%가량 높다. 실제 한반도 주변의 해수면 상승과 해양 산성화는 지구 평균보다 더욱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추세대로 온실가스가 계속 배출되면 동해의 해수면은 2100년까지 20세기 말 대비 138㎝나 높아지리라 전망됐다. 같은 시나리오에서의 지구 평균 해수면 상승폭(63㎝)의 두배가 넘는 규모다. 산성화 현상을 일으키는 동해의 바닷물 표층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구 해양 평균의 두배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됐다.

기온·해수면 오르고 해양 산성화 등
지구 평균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
논은 쌀 생산량·품질 떨어지고
산림에선 아열대성 병해충 확산
폭염피해·알레르기환자 크게 늘어
“지역별 특성 고려 적응대책 필요”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데 따른 영향은 이처럼 한반도에서 특히 강하게 나타나, 우리나라에 집중호우와 가뭄 등 극한 기상현상 증가, 폭염 사망자와 알레르기 질환자 증가, 주식인 쌀의 생산성과 품질 저하, 사과 등 온대과일 재배 여건 악화, 아열대성 산림병해충 확산 등의 피해를 가져오리라고 예측됐다. 이 전망은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과 기상청이 24일 발표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14’에 담겼다.

이 보고서는 두 기관이 아이피시시의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작성 체제를 본떠 2010년에 이어 두번째로 내놓은 것이다. 2010년 이후 최근까지 나온 한반도 기후변화 관련 2500여편의 국내외 논문과 아이피시시 제5차 기후변화평가보고서를 바탕으로 전문가 155명이 검토와 집필에 참여했다. 지구 전체를 범위로 한 아이피시시 보고서가 있는데도 두 기관이 따로 한국판 보고서를 펴내는 것은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서는 한반도 지역에 초점을 맞춘 상세한 기후변화 평가와 전망이 필요해서다.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14’는 기후변화가 한반도에서 폭염 피해 사망자를 향후 20~25년 사이에 2001~2010년 대비 두배 증가시키리라고 예상했다. 2001~2010년 인구 10만명에 연간 0.7명꼴인 폭염 사망자가 2036~2040년에는 1.5명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번 세기 말까지 자작나무의 꽃가루 발생 시기가 한달가량 빨라지고 농도가 50%가량 증가하는 등 나무와 초본류의 꽃가루 발생이 늘어 알레르기 질환자도 증가하리라 전망됐다.

하루 최고온도가 31.2℃ 이상이면 최고온도가 1℃ 높아질 때마다 열사병·열탈진 등의 온열 손상 환자수는 69.1% 증가하고, 3월 최저기온이 1℃ 높아지면 꽃가루 환자는 14%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후변화는 수자원 부문에서 지표의 유출량을 증가시켜 지하수로 스며드는 양을 줄이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연간 강수량이 증가하는 반면 강우일수는 감소해 집중호우 빈도가 잦아지기 때문이다. 2001~2010년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 1412㎜는 이미 지난 30년간의 평균치보다 7.4%나 많은 것이다. 가뭄도 발생 빈도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특히 봄철과 겨울철에 가뭄 현상이 심화되리라고 전망됐다.

기후변화와 그에 따른 이상기상 현상은 산림에 아열대성 병해충을 확산시킬 뿐 아니라 수목의 스트레스를 높여 산림을 2차 해충의 공격에 더욱 취약한 상태로 떨어뜨릴 것으로 진단됐다.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는 식물의 광합성과 생장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는 일정 부분 사실이지만 온도·수분·영양상태 등이 적정 범위에 있을 때의 이야기다.

이번 보고서는 한국인의 주식인 쌀 생산은 최종적으로 기후변화의 부정적 영향을 받으리라 내다봤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에 따른 긍정적인 영향이 있겠지만, 벼 생육 온도 상승에 따른 생육 기간 단축과 벼 이삭이 제대로 여물지 않는 등의 고온 피해에 따라 생산량과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평균 온도가 1℃ 오를 때 벼 생산량은 6.7~10.6% 감소하리라 전망됐다. 보고서는 기후변화에 맞춰 벼의 재배 시기를 조정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하면 벼 이삭이 피기 전 생육 기간이 크게 단축돼 벼 생산량 감소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월동 해충의 증가와 아열대성 병해충의 토착화도 논농업의 취약성을 높이는 요인이 되리라고 분석됐다.

아열대 과수인 감귤의 재배 지역이 제주도에서 전남·경남 등으로 확대되는 반면 사과를 비롯한 온대과수의 재배 적지가 점차 북상하거나 고도가 높은 곳으로 이동하며 재배 면적이 감소하는 추세는 이미 예상됐던 대로다. 보고서는 이번 세기 말이 되면 우리나라 대부분 지역에서 온대과수 재배가 어려우리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한반도 주변 해수온도 상승이 아열대성 어류의 유입을 증가시키는 등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전통적 어장에서는 어획량이 감소하고 있으나 새로운 해역에서 어획량이 늘어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해수온도 상승은 바닷물 산성화와 함께 수산업 전체에는 부정적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정은해 환경부 기후변화협력과장은 “인위적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더라도 누적된 온실가스의 영향으로 기후변화의 부정적 영향은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기후변화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적응 실천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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