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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환경

4대강 농민 “빼앗긴 옥토에 봄은 오지 않았다”

등록 :2013-05-20 20:31수정 :2013-05-20 21:19

팔당유기농지 유영훈 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4대강사업 피해증언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호기자 jijae@hani.co.kr
팔당유기농지 유영훈 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4대강사업 피해증언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호기자 jijae@hani.co.kr
피해증언대회서 성토 쏟아져
“범람한 강물에 농작물들 썩어나”
건설노동자 임금체불 “최악 공사”
4대강사업 책임자 단죄 요구
“강변의 농지는 유기물이 축적된 가장 기름진 옥토이고, 옥토에 가장 적합한 용도는 농사를 짓는 일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그 옥토를 다 갈아엎고 자전거길을 만들었습니다. 땅을 빼앗기고 아직 대체 농지를 구하지 못한 팔당 유기농민들은 이번 봄에 파종을 못해 올해 농사의 손을 놓게 된 상황입니다.”

경기 양평군 두물머리에서 유기농 채소농사를 지어온 유영훈씨는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4대강 사업 피해 증언대회에서 ‘빼앗긴 들에는 봄이 오지 않았다’는 제목의 증언을 통해 4대강 사업의 피해가 현재진행형이라고 고발했다. 유씨는 “우리 농민들은 어렵지만 다시 농사를 이어갈 것이니, 국회에서는 미래세대에까지 피해를 준 4대강 사업의 책임자를 반드시 단죄해 달라”고 행사에 참여한 정치인들에게 부탁했다.

환경운동연합과 민주당 4대강불법비리진상조사위원회가 함께 마련한 이날 증언대회에서는 무모하게 추진된 4대강 사업이 자연과 인간, 문화, 지역사회 등에 남긴 다양한 피해에 대한 증언이 쏟아졌다.

낙동강 칠곡보 상류인 경북 칠곡군 약목면 덕산리에서 온 농민 전수호씨는 “칠곡보의 수위가 해발 25.5m인데 칠곡보 주위에는 25m도 안 되는 땅이 많다. 그래서 정부와 수자원공사는 애초 120㏊를 리모델링해 준다고 했는데, 보상 단가가 높다며 45㏊만 리모델링을 해줘서 작년부터 농사를 제대로 짓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전씨는 “올해 심은 감자가 다 썩어버린 것을 보면 피눈물이 나는 심정이다. 농사일에 바쁘지만 하소연하기 위해 올라왔다”며 농민들이 살 수 있는 길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수박 주산지인 경북 고령군 우곡면 포이리에서 온 농민 곽상수씨는 “20만평 들에 있는 수박 재배면적의 80%가량이 합천보 영향으로 수박 잎마름병 등의 장애가 나타나 예전 같으면 농구공 크기가 돼서 출하를 준비해야 할 수박들이 핸드볼공 크기밖에 안 돼 수확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증언했다.

이어 “4대강에서 굴착기로 강을 파고 덤프로 흙을 실어나른 것이 저희들이어서 죄송하다”며 사과의 말로 증언을 시작한 전국건설산업노조연맹 대구경북지부 송찬흡 지부장은 “사람들은 4대강 공사장에서 일한 사람들은 돈 좀 벌었을 거라고 하지만 4대강 사업은 우리에게도 최악의 공사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4대강 사업 현장에서 임금 체불 안 된 곳은 찾기 어렵다. 불법 연료가 난무했고, 장비 불법 개조, 불법 계산서 등 온통 불법이 아니었으면 공사가 안 됐다. 대형 건설사들에게만 돈을 벌어줬을 뿐, 현장에서 일한 건설노동자들에게 체불 임금으로 아직까지도 고통을 주고 있는 것이 4대강 사업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증언대회에서는 4대강 사업으로 생명을 잃은 생물들을 대신한 환경운동연합 활동가의 증언, 보 하류 지하수 고갈 피해지역 주민의 증언, 문화재 훼손에 대한 문화재운동단체 관계자의 증언 등이 이어졌다.

한편 기온이 올라가면서 4대강에서 지난해와 같은 녹조 피해 발생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추문 등의 현안에 휩쓸려 국무총리실 주도의 4대강 사업 검증은 아직 첫발도 떼지 못하고 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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