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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환경

4대강 반대 활동가 사진 또 훔쳐 쓴 국토부

등록 :2012-04-13 15:33

국토해양부 4대강사업추진본부가 지난 10일 밤 낸 보도 해명 자료. 오른쪽 사진을 무단 도용했다.
국토해양부 4대강사업추진본부가 지난 10일 밤 낸 보도 해명 자료. 오른쪽 사진을 무단 도용했다.
국토부, 한 달 전 반대 활동가가 찍은 녹조류 사진 참고자료에 써
2010년에도 같은 활동가 사진 ‘도용’ 드러나기도
국토부 “블로그 사진 퍼가는 건 괜찮아”
국토해양부가 경기 여주군 남한강 이포보에 낀 녹조류에 관련한 해명자료를 내면서 4대강 반대운동을 벌인 환경단체 출신 생태활동가의 사진을 무단 도용해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2010년 8월에 이어 두 번째 벌어진 일이다.

지난 10일 <한겨레>는 이포보에 녹조류가 번창해 있다는 환경단체인 녹색연합의 제보를 받고 취재에 나섰다. 이날 밤 국토해양부 4대강사업추진본부는 보도가 나오기도 전에 ‘이포보 수중광장 물이끼는 녹조와 전혀 관계 없다’는 내용의 '보도 참고 자료'를 언론사에 뿌렸다. 보도가 나오기 전에 해명자료를 배포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국토해양부는 해당 자료에서 이포보 전경과 수중 광장의 사진을 게재한 뒤, 계단에 낀 물이끼는 녹조와 관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수중 광장 사진은 2009년부터 녹색연합 소속으로 남한강에서 2년 가까이 생태 모니터링을 한 김성만 생태활동가가 촬영해 자신의 블로그 '나는 나무가 좋다'에 올려놓은 사진이었다.

이 블로그는 김성만 활동가의 여행 기록과 4대강 현장 모니터링을 담은 글로 채워져 있다. 김씨는 <한겨레> 생태환경 전문 웹진 '물바람숲'의 필자이기도 하다.

녹색연합에서 2년 가까이 4대강 모니터링을 한 김성만 활동가의 블로그 '남한강 3개보 가보니, 녹조에 물때에 우려했던 것 속속..'에 나온 원본 사진. 국토해양부는 전혀 다른 맥락에서 이 사진을 무단 도용했다.
녹색연합에서 2년 가까이 4대강 모니터링을 한 김성만 활동가의 블로그 '남한강 3개보 가보니, 녹조에 물때에 우려했던 것 속속..'에 나온 원본 사진. 국토해양부는 전혀 다른 맥락에서 이 사진을 무단 도용했다.

김씨는 “우연히 해명자료를 보고 어이가 없었다”며 “게다가 한 달 전에 녹조류가 많이 번성하지 않을 때 찍은 사진을 마치 문제가 없다는 맥락에 끼워넣어 사실을 왜곡했다”고 말했다.

이 사진은 김씨가 약 한 달 전인 3월초에 찍어 지난달 말 블로그에 올린 것이다. 그런데 국토해양부는 마치 당일 자신들이 찍은 것처럼 사진을 올렸다. 한 달 전인 3월 초에는 최근처럼 녹조류가 대량 번식하지 않은 데다 색깔도 녹색으로 짙지 않았다.

이포보 아래 수중 광장의 녹조류가 짙게 끼어 있다. 사진=남종영 기자.
이포보 아래 수중 광장의 녹조류가 짙게 끼어 있다. 사진=남종영 기자.

4대강사업본부의 '무단 도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토해양부는 2010년 8월 김성만 활동가가 찍은 4대강 홍보 전시관 사진 3장을 '4대강 홍보 블로그'에 무단 도용해 망신을 당했다. 국토해양부는 “반대할 땐 반대하더라도 일단 (홍보관에) 와서 보고 반대하라”며 사진을 실었지만, 정작 그 사진은 현장에서 4대강 반대운동을 벌인 김 활동가가 둘러보며 찍은 사진이었다. (▶관련 기사 '4대강 홍보 또 망신살, 환경운동가 사진 도용')

이포보 사진의 무단 도용 건에 대해 4대강사업본부 관계자는 12일 “블로그에 있는 사진을 퍼가는 것은 무단 도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해명자료 내용에 적합하다고 생각해 썼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확인한 이포보의 수중 광장 주변은 이 사진보다 심한 수준으로 녹조류가 번식해 주변에는 악취가 풍겼다. 시공업체인 대림산업 직원들은 이같은 사실을 취재하던 기자들의 몸을 밀치고 휴대전화를 빼앗는 등 취재를 방해하기도 했다.

김성만 활동가는 “지난 번에는 그냥 넘어갔지만 이번에는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변호사와 협의를 마쳤고 곧 고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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