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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환경

남한강 대표적 습지 ‘바위늪구비’ ‘4대강’에 잠겨 흔적없이 사라졌다

등록 2011-05-15 19:24수정 2011-05-15 23:22

짙푸른 습지
짙푸른 습지
삭막한 공사장
삭막한 공사장
준설로 파헤쳐진 땅은 강물이 차면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준설로 파헤쳐진 땅은 강물이 차면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경기 여주군 강천면 바위늪구비는 사람 키를 넘는 물억새가 자라고 멸종위기종 단양쑥부쟁이가 서식하는 남한강의 대표적인 습지였다. 지난해 ‘4대강사업’으로 인해 짙푸른 습지(위에서 첫번째 사진)가 삭막한 공사장(두번째 사진)으로 변한 사진이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탔던 곳이다.

사진의 장소는 어떻게 변했을까? 준설로 파헤쳐진 땅은 강물이 차면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세번째 사진) 하류에 있는 강천보가 물을 가두었기 때문이다.

13일 강원 원주시에서 경기 여주군까지 4대강사업 구간을 둘러보니, 남한강은 사실상 ‘직선형 담수 하천’으로 바뀌어 있었다. 원래 남한강은 계절에 따라 물길이 바뀌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4대강사업으로 대규모 준설이 이뤄지고 강천·여주·이포보로 물이 가둬졌다. 구불구불한 강의 곡선, 자갈이 깔려있는 여울, 황금빛 모래사장은 자취를 감췄다. 대신 반듯하게 깎인 둔치 사이로 황토빛 물이 느리게 흘러가고 있었다. 둔치에는 약 30m 간격으로 앙상한 가로수가 식재됐다. 많은 물이 호수처럼 느리게 흐른다는 점에서 겉모습은 한강의 서울 구간과 비슷했다.

다른 점도 눈에 띄었다. 대부분 둔치를 2~3m 흙으로 돋우었을 뿐, 둔치와 강바닥을 잇는 콘크리트 제방이 보이지 않았다. 사업 초기 정부는 4대강 물길을 ‘한반도 대운하’로 전용할 것이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응하면서, 4대강사업은 대운하와 달리 둔치 제방을 콘크리트로 타설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콘크리트 없는 ‘인공 둔치’는 강물의 침식작용에 무방비다. 거센 물살은 시멘트나 돌로 만든 하상유지공을 부술 정도다.

전문가들은 머지 않아 4대강 둔치에도 콘크리트 제방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정민걸 공주대 교수(환경교육)는 “콘크리트를 치지 않았기 때문에 장마철이나 태풍이 불면 흙으로 돋운 둔치는 쓸려나갈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콘크리트 제방을 하자는 말이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주/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사진 4대강사업 저지 범국민대책위·녹색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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