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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환경

삼성전자 RE100 가입…재생에너지 대세에 ‘홀로 역주행’ 윤석열 정부

등록 :2022-09-15 18:14수정 :2022-09-15 21:41

RE100 가입여부가 ‘신 무역장벽’ 추세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량 부족, 가격 비싸
삼성 “정부 공급 확대·정책 지원” 언급
그러나 정부는 재생에너지 축소 정책만
“재생 공급부족은 산업 리스크 확대” 비판
삼성전자가 15일 ‘신환경 경영전략’을 발표하고, RE100 가입을 선언했다. 사진은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CES 2020' 개막을 이틀 앞둔 지난 2020년 1월5일(현지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시저스팰리스호텔에서 열린 삼성 TV 퍼스트 룩 2020 행사에서 비전을 발표하는 모습.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15일 ‘신환경 경영전략’을 발표하고, RE100 가입을 선언했다. 사진은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CES 2020' 개막을 이틀 앞둔 지난 2020년 1월5일(현지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시저스팰리스호텔에서 열린 삼성 TV 퍼스트 룩 2020 행사에서 비전을 발표하는 모습.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15일 신환경 경영전략을 제시하며 ‘RE100’ 가입을 선언한 것을 계기로 정부의 재생에너지 축소 기조를 둘러싼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국제적 흐름과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과는 달리, 윤석열 정부만 ‘나 홀로 역주행’을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제조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전력(2021년 기준 25.8TWh)을 사용하는 삼성전자가 RE100 가입을 선언한 것은 뒤늦게나마 삼성전자가 기후위기 시대 인류의 지상과제인 탈탄소 대열에 합류했다는 의미가 있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하자는 국제 캠페인이다. 이날 기준 RE100에 가입한 글로벌 기업은 모두 381곳이다. 자발적 캠페인이지만, 글로벌 투자사는 물론 이미 가입한 기업들이 협력사에 가입을 요구하면서, RE100 가입여부가 ‘신 무역장벽’으로 떠오르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이날 발표에서 국내 사업장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시점을 2050년으로 ‘멀리’ 잡았다.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 여건이 열악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삼성쪽 설명이다. 2020년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3만7162GWh였는데 같은 해 삼성전자의 국내 전기 사용량은 1만6114GWh였다. 국내 재생에너지 1년 발전량의 43.4%를 삼성전자 1개사가 쓸 정도로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또 지난해 국내 전체 발전량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7.5%(총발전량 577TWh 중 43TWh)로,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약 30%)의 4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뿐만아니라 한국의 재생에너지는 발전 비용도 세계평균보다 비싸다. 지난 2020년 한국전력 경영연구원이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블룸버그NEF)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분석한 자료를 보면, 한국의 태양광 균등화발전원가(LCOE)는 ㎿h(메가와트시) 당 106달러로 미국(44달러)보다 크게 높았고, 세계 평균(50달러)과 견줘도 두 배 이상이었다. 이날 삼성전자가 “핵심 반도체 사업장이 자리 잡은 한국은 재생에너지 공급 여건이 상대적으로 안 좋아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다”며 “정부의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와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이런 국제적 추세와 기업들의 요구와 반대되는 길을 걷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말 공개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실무안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 목표를 21.5%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확정한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의 목표치 30.2%에서 8.7%포인트 후퇴한 것이다. 정부는 이에 근거해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제도의 의무공급비율도 줄이기로 했다. RPS 제도는 500㎿ 이상의 발전설비를 보유한 발전사업자가 총발전량의 일정 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말 2022년 12.5%를 시작으로 2026년 25%까지 이 비율을 단계적으로 높이기로 했으나, 올해 11~12월께 관련 시행령을 개정해 의무공급비율을 낮출 방침이다. 이런 기조에 발맞춰, 한국전력 산하 6개 발전공기업도 재정건전화를 이유로 최소 2조1천여억원 규모의 국내외 신재생에너지 사업투자를 축소하기로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기업들이 지난 7월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해외에서 구매하는 경우에도 국내 재생에너지를 조달한 것으로 인정해달라는 방안을 정부에 제안하기도 했다. 발전사들이 RPS 의무비율을 채우지 못하면, 그 부족한 비율만큼 REC를 구매해서 의무비율을 채울 수 있는데, 이 REC를 기업이 해외에서도 구매하는 방식도 허용해달라는 것이다. 산업부는 이를 허용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중이다. 이에 대해 임재민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해외 REC 구매는 국내 온실가스 감축과 재생에너지 확대에 도움이 안 되는 사실상 ‘그린워싱’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절대 허용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연금자산운용(APG)의 박유경 아태지역 책임투자 총괄이사는 “(삼성전자의) 이번 선언은 한국 정부의 기후 관련 공약이 후퇴하는 듯 보이는 시점에 나왔다는 데서 의미가 크다”며 “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를 필수적으로 조달해야만 하는 산업계의 수요를 어떻게 충족시킬 수 있을지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APG는 지난 2월 삼성전자 등에 ‘탄소배출 감축 관련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라’는 서한을 보낸 유럽 최대 연기금 운용사다.

진우삼 기업재생에너지재단 상임이사도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국내 기업들은 신규 투자 의사 결정 때 재생에너지 조달 여건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입장으로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부족은 바로 국내 산업의 리스크로 확대될 수도 있다”며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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