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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환경

“원자력이 녹색 에너지라니” 유럽 일부 반기…국제법정 갈 듯

등록 :2022-07-07 21:09수정 :2022-07-08 02:30

오스트리아·룩셈부르크 등 제소 뜻 밝혀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서도 소송전 예고
환경부 기존 택소노미 9월까지 수정 계획
유럽서 붙인 조건들 도입 놓고 논란 일듯
핵발전에 찬성하는 시민들이 6일(현지시각)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연합(EU) 의회 밖에서 북극곰 분장을 하고 시위하고 있다. 유럽연합 의회는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원자력을 지속가능한 녹색 에너지로 분류하는 그린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를 통과시켰다. 연합뉴스
핵발전에 찬성하는 시민들이 6일(현지시각)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연합(EU) 의회 밖에서 북극곰 분장을 하고 시위하고 있다. 유럽연합 의회는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원자력을 지속가능한 녹색 에너지로 분류하는 그린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를 통과시켰다. 연합뉴스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녹색에너지로 분류하는 유럽연합(EU)의 ‘그린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가 결국 국제법정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일부 회원국이 유럽사법재판소 제소 방침을 밝히고 나섰기 때문이다.

유럽연합 의회는 지난 6일 본회의에서 지난 2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하는 내용으로 확정한 택소노미 위임 법안을 채택하는 것에 반대하는 결의안을 부결시켰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집행위의 택소노미 위임 법안이 시행되면서 유럽에서는 원자력과 천연가스에 대한 투자도 제한된 조건을 충족하면 친환경 녹색경제활동으로 인정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 각료회의가 아직 남아 있지만 의회 결정이 뒤집히려면 27개 회원국 가운데 20개국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택소노미를 둘러싼 법정 공방은 이미 예고돼 있다. 방사성 폐기물 처리 등의 안전 문제를 들어 원자력을 녹색에너지로 분류하는 것에 강력히 반대해온 오스트리아는 지난해부터 유럽연합 집행위가 원자력을 녹색분류체계에 포함시킬 경우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의회에서 택소노미가 통과된 직후엔 룩셈부르크의 클로드 투르메스 에너지 장관이 유럽사법재판소 제소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는 트위터에 “룩셈부르크와 덴마크는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올려 덴마크도 제소에 함께할 것임을 밝혔다.

이뿐 아니라 환경단체 쪽에서도 법정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그린피스는 택소노미가 통과된 직후 “유럽의회가 우리와 미래 세대의 안전을 최우선시한다는 유럽연합과 의회의 원칙을 스스로 위배한 것”이라며 “이번 결정에 대해 유럽연합 집행위에서 충분한 답변을 받지 못할 경우 유럽사법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이 원자력을 녹색에너지로 최종 분류하면서 새 정부의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Taxonomy) 개정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는 “유럽연합 사례를 참고해 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을 포함”한다고 ‘110대 국정과제’에 명시한 바 있다. 유럽의 택소노미 논의 동향을 주시해온 환경부는 속도를 내 7월 말이나 8월 초까지 초안을 마련해 발표하고 9월 정도에는 확정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 택소노미에 원자력을 추가하는 과정에서는 유럽연합 택소노미에 담겨 있는 제한조건 도입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 택소노미에는 원전 건설이 녹색활동으로 분류되려면 건설하려는 나라에 2050년까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 시설을 운영하기 위한 세부 단계가 포함된 계획이 문서 형태로 있어야 된다는 등의 까다로운 조건이 붙어 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도 지난달 15일 기자간담회에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이나 사고 저항성 핵연료 등의 전제조건을 우리도 적용할 것”이라며 “안전을 담보해야만 원전이 녹색에너지로 (분류) 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7일 환경부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디테일에 대해서는 한국 사정도 봐야 되니까 아주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라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유럽의 제한조건을 그대로 도입하지는 않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에너지전환포럼은 이날 논평을 통해 “유럽 수준의 조건이 없는 국내 원전의 택소노미 포함은 국제적으로 아무런 의미 없는 국내 홍보용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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