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발생한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크레인 붕괴사고 현장. 무너진 크레인 아래 곳곳에 쓰러진 노동자들이 보인다. 경남소방본부 제공
노동절인 1일 오후 3시께 경남 거제시 장평동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7안벽에서 길이 60m 무게 32t짜리 타워크레인이 무너졌다. 이 사고로 크레인 아래 선박에서 작업 중이던 노동자 30여명이 크레인에 깔려 고아무개(45)씨 등 6명이 숨지고, 김아무개(37)씨 등 25명이 크게 다쳤다. 이날 삼성중공업 직원들은 노동절을 맞아 쉬었고, 피해를 당한 노동자들은 모두 사내 협력업체 직원들이었다.
이날 삼성중공업과 민주노총 금속노조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사고 당시 타워크레인의 옆으로 길게 뻗은 작업용 팔(메인 붐대)을 지지해주는 와이어가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하던 골리앗크레인에 걸렸고, 타워크레인의 와이어가 이동하는 골리앗크레인에 끌려갔다. 이 때문에 타워크레인의 작업용 팔이 골리앗크레인에 부딪히면서 휘어 작업 중이던 선박 위로 떨어졌다.
삼성중공업 직원들은 노동절을 맞아 이날 쉬었고, 사고 당시 현장엔 ㄷ사, 또다른 ㄷ사, ㅅ사, ㅈ사, ㅎ사 등 5개 사내 협력업체 직원들만 근무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선박 조립작업은 평소에도 사내 협력업체 직원들끼리 하는 일로, 사내 협력업체 직원들만 피해를 당한 것이 삼성중공업 직원들이 쉰 것과는 관계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민주노총 금속노조 관계자는 “협력업체 직원들은 쉬고 싶어도 쉴 수 없는 상황이다. 1일 노동절은 물론 공휴일인 3일과 5일에도 삼성중공업 직원들은 쉬지만, 협력업체 직원들은 대부분 근무해야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망자와 부상자는 거제백병원, 맑은샘병원, 대우병원 등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거제경찰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를 편성해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2일 현장감식을 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사고 뒤 종합상황실을 가동해 사고현장 확인과 사고원인 조사를 하고 있다.
한국은 연간 2000여명의 노동자가 일터에서 일하다 산업재해로 숨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국가 가운데 최고 수준의 산재 사망률을 보인다. 창원/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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