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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론자에 명예박사’ 카이스트의 자기모순?

등록 :2011-02-11 08:54수정 :2011-02-11 09:32

“창조과학회 한동대 총장 학위수여는 부적절” 비판나와
교수협도 우려 성명…학교 “과학교육 새지평 공적 인정”
11일 열리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학위수여식에서 김영길(72) 한동대 총장에게 명예박사(경영학) 학위가 수여될 예정인 가운데, 현직 카이스트 이사인데다 기독교적 관점에서 창조과학을 주장하는 대표적 학자에게 학위를 수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내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카이스트 박진현(33) 교수(수리과학과)는 지난 9일 저녁 서남표 총장과 전체 교수들에게 보낸 전자우편과 교내게시판 ‘아라’에 올린 글에서 “카이스트 이사인 김 총장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주는 것은 카이스트가 지켜야 할 고도의 윤리적 기준에 맞지 않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신이 우주와 지구 생명체를 창조했다는 믿음을 견지하는 한국창조과학회의 설립자이자 회장을 지낸 김 총장의 이력도 비판했다. “카이스트는 ‘유사 과학’을 촉진시키는 게 주목적인 협회를 만든 사람에게 학위를 주려 한다. 유사 과학에 학위를 주는 것은 카이스트의 자기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내가 카이스트에서 물러나도 과학자의 양심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의 글이 교내에 알려지자 10일 카이스트 교수협의회는 성명을 내어 “현임 이사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하게 되면 이사회의 핵심 역할인 ‘총장을 비롯한 학교 경영진에 대한 평가와 감독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며 “명예박사 학위제도는 수여하는 기관이나 수여받는 당사자나 한 점의 의혹 없이 해당 학교 구성원은 말할 것도 없고 모든 사회 구성원의 축복과 갈채 속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투명하게 운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카이스트는 지난 8일 낸 보도자료에서 김 총장의 공적으로 “21세기 지식기반사회의 과학기술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점을 꼽았다. 주대준 카이스트 대외부총장은 “김 총장에 대한 국내외적 평가와 학칙에 따라 엄정히 수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본다”며 “현직 이사로서 류근철 박사가 2009년에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

대전/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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