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조대장경 복원참여 김삼식씨
초조대장경 복원참여 김삼식씨
내년 제작 천년 맞아 기념사업
60여년간 ‘전통방식 종이’ 고집 초조대장경은 고려 현종 2년(1011)에 불심으로 거란의 침입을 막고자 판각을 시작해 선종 4년(1087)에 완성됐다. 내년에 제작 천년을 맞아 대구시와 대한불교조계종 동화사, 고려대장경연구소가 나서 고려 초조대장경을 복원한다. 천년 만에 복원되는 초조대장경에 경북도무형문화재 한지장 김삼식(68·사진)씨가 만든 한지가 쓰인다. 조선왕조실록에 이어 그의 한지가 초조대장경 복원에 쓰이는 데는 또렷한 이유가 있다. 그는 우리 전통 방식으로 한지를 만든다. 한지 재료가 되는 닥나무를 손수 길러서 베어 쓴다. 화학풀과 표백제 대신 메밀가루 잿물을 쓰고, 황촉규란 식물로 만든 풀만 쓴다. 그는 물을 흘려서 종이를 뜨는 우리네 외발뜨기 방식을 고집한다. 물을 가둬 뜨는 일본식과 다르다. 이렇게 종이를 만들면 값은 두 배 정도 받을 수 있지만, 화학제품을 쓸 때보다 50배 이상 손이 많이 간다. 여덟살 때부터 60년 동안 종이를 뜨면서 손쉬운 방식과는 타협하지 않았다. 그래서 김씨가 만든 한지는 우리 한지의 숨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거칠어 보이지만 질기다. 김씨는 “초조대장경 원본을 봤는데 천년 된 책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종이가 잘 보존돼 있더라”며 감탄했다. 김씨는 종이 뜨는 기술을 전수받고 있는 아들 김춘호씨와 함께 이달 안에 두 차례에 걸쳐 초조대장경에 쓸 종이를 뜰 예정이다. “고려시대로 돌아가 있다는 마음으로 종이를 떠야지요.” 김씨는 “내가 만든 종이로 복원된 책도 원본처럼 천년 뒤 후손들이 감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사진 문경시 제공
60여년간 ‘전통방식 종이’ 고집 초조대장경은 고려 현종 2년(1011)에 불심으로 거란의 침입을 막고자 판각을 시작해 선종 4년(1087)에 완성됐다. 내년에 제작 천년을 맞아 대구시와 대한불교조계종 동화사, 고려대장경연구소가 나서 고려 초조대장경을 복원한다. 천년 만에 복원되는 초조대장경에 경북도무형문화재 한지장 김삼식(68·사진)씨가 만든 한지가 쓰인다. 조선왕조실록에 이어 그의 한지가 초조대장경 복원에 쓰이는 데는 또렷한 이유가 있다. 그는 우리 전통 방식으로 한지를 만든다. 한지 재료가 되는 닥나무를 손수 길러서 베어 쓴다. 화학풀과 표백제 대신 메밀가루 잿물을 쓰고, 황촉규란 식물로 만든 풀만 쓴다. 그는 물을 흘려서 종이를 뜨는 우리네 외발뜨기 방식을 고집한다. 물을 가둬 뜨는 일본식과 다르다. 이렇게 종이를 만들면 값은 두 배 정도 받을 수 있지만, 화학제품을 쓸 때보다 50배 이상 손이 많이 간다. 여덟살 때부터 60년 동안 종이를 뜨면서 손쉬운 방식과는 타협하지 않았다. 그래서 김씨가 만든 한지는 우리 한지의 숨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거칠어 보이지만 질기다. 김씨는 “초조대장경 원본을 봤는데 천년 된 책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종이가 잘 보존돼 있더라”며 감탄했다. 김씨는 종이 뜨는 기술을 전수받고 있는 아들 김춘호씨와 함께 이달 안에 두 차례에 걸쳐 초조대장경에 쓸 종이를 뜰 예정이다. “고려시대로 돌아가 있다는 마음으로 종이를 떠야지요.” 김씨는 “내가 만든 종이로 복원된 책도 원본처럼 천년 뒤 후손들이 감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사진 문경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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