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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적은 처음”…마스크에 맥 못춘 독감·노로 바이러스

등록 :2021-01-15 09:59수정 :2021-01-15 15:07

독감·노로바이러스 감염 등 역대 최저로
마스크 착용·손씻기 등 방역 대책 영향
독감바이러스 게놈 분석 의뢰 99% 감소

호흡기 및 위장과 관련한 바이러스들의 감염 사례가 역대 최저 수준이다. CDC
호흡기 및 위장과 관련한 바이러스들의 감염 사례가 역대 최저 수준이다. CDC

코로나19 팬데믹이 해를 넘겨 이어지면서 인플루엔자를 비롯한 호흡기 바이러스, 위장관 바이러스 등 다른 바이러스 감염 질환이 급감하는 이례적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이동 제한, 마스크 착용, 손 씻기,살균 소독 등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다양한 방역 대책들을 전례없는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의도야 어쨌든 결과적으로 코로나가 다른 바이러스들의 활동을 봉쇄한 격이다.

코로나 국면에 사그라든 바이러스에는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식중독 원인균인 노로바이러스, 폐렴을 일으키는 호흡기세포융합 바이러스(RSV), 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유발하는 휴먼 메타뉴모바이러스(human metapneumovirus) 등이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통계에 따르면 이들 질환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활동이 사상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백일해균과 폐렴균도 마찬가지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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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째 지켜봤지만 이런 적은 처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국내인플루엔자감시팀장 리네트 브래머는 최근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올해 30년째 인플루엔자를 지켜보고 있지만 이렇게 적게 발생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고 말했다. 센터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 12월 셋쨋주의 경우, 검사 의뢰를 받은 2만9578건 중 16.2%에서 인플루엔자A 양성반응이 나왔다. 1년후인 2020년 12월 셋쨋주에는 그 비율이 0.3%에 불과했다. 2020년 마지막주의 인플루엔자 사망자는 5명으로 한 해 전의 40분의1, 2017년의 130분의1 수준이다.

장 바이러스로의 일종으로, 어린이에게 소아마비 비슷한 증상을 일으키는 엔테로바이러스(enterovirus D68) 감염증도 비슷하다. 미국에서 급성이완척수염(AFM)이라는 소아마비 유사 증상 보고 사례는 격년 주기로 증가했는데, 이번엔 2018년 240건에서 2020년 29건으로 오히려 격감했다.

한국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12월 마지막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분율(외래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비율)은 2.5명에 불과했다. 이는 2018년 같은 기간 73.3명, 2019년 같은 기간 49.8명의 수십분의1 수준이다. 엔테로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수족구병, 무균성수막염 등의 환자수도 격감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수집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게놈을 분석해 다음해의 백신 균주를 식별하는 워싱턴대 연구팀은 "일반적으로 한 해 수천개, 지난해에는 1만2218개의 바이러스를 조사했지만 이번 시즌엔 2020년 9월1일부터 2021년 1월1일 사이에 127개만 분석 의뢰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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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감염자 많아지면 훗날 감염 확산력은 커져

그러나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긍정적 측면만 있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그 사이 이들 병원체에 대한 사람들의 면역력이 약해지고, 코로나 상황 호전으로 방역 조처들이 완화되면, 오히려 이들 질환이 더 활개를 칠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된다는 것이다. 청정 상태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미국 프린스턴대 브라이언 그렌펠 교수는 이를 산불에 비유했다. 불이 번지려면 타지 않은 나무들이 필요한 것처럼, 감염병이 확산되려면 감염된 적이 없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그렌펠 교수는 "따라서 올해 감염자들이 없다는 건 훗날 어느 시점에 감염될 수 있다는 걸 뜻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호주에서는 이런 일이 미래가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호주에선 사회적 봉쇄 조처로 남반구의 겨울인 지난 5월부터 독감 환자 수가 역대 최저치 수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런 조처가 완화된 이후 5세 이하 어린이의 독감 사례가 다시 늘어 12월에는 6배나 증가했다. 예년 같으면 연중 최저에 이를 시기에 오히려 급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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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착용 일상화가 유행을 억제해줄까

그렌펠 교수팀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12월1일치에 게재한 논문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비약물적 개입'이 1918년 스페인독감 유행 기간 중 홍역 환자를 38% 줄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논문의 실제 초점은 코로나 유행이 사그라들어 사회적 거리두기 조처들이 완화되는 2021년 또는 그 이후에 있다. 연구진은 풍토병이 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의 미래 발병률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한 해 20만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해 1만4천명의 사망자가 생길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 감염증은 두 돌이 되기 전의 어린이들한테서 주로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논문 제1저자인 레이첼 베이커 박사는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지난 30년 동안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돼 오던 감염 건수가 갑자기 사라졌다면, 향후 대규모 감염이 일어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공포를 경험한 사람들은 앞으로 마스크 착용을 일상화할지도 모른다. 픽사베이
코로나 공포를 경험한 사람들은 앞으로 마스크 착용을 일상화할지도 모른다. 픽사베이

그러나 코로나 방역대책의 효과를 경험한 당국과 시민들은 이후 팬데믹이 사라지더라도, 상황에 따라 마스크 착용 같은 보호 대책을 훨씬 더 기민하게 활용할지도 모른다. 예컨대 사람들은 앞으로 겨울철이 다가오면 각자 알아서 마스크 착용을 일상화하지 않을까? 노스웨스턴대 외과전문의 벤저민 싱어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인터뷰에서 "코로나19의 경험이 우리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이냐는 것은 흥미로운 사회학적 질문"이라고 말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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