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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의 호불호엔 국경이 없다…좋아하는 냄새 1위는?

등록 :2022-04-12 10:05수정 :2022-04-12 17:19

전 세계 9개 지역 주민 실험 결과
바닐라향, 10가지 중 선호도 1위
바닐라향이 세계인이 가장 좋아하는 냄새로 꼽혔다. 픽사베이
바닐라향이 세계인이 가장 좋아하는 냄새로 꼽혔다. 픽사베이
사람의 몸은 해부학상 누구나 똑같은 감각 체계를 갖고 있다. 하지만 같은 감각 체계를 통하더라도 사물에 대한 느낌은 사람마다 다른 경우가 많다. 예컨대 시각의 경우 아름다움의 기준이나 미인형, 호남형 얼굴에 대한 기준이 사람마다, 문화권마다 다르다.

냄새의 경우도 비슷한 사례를 쉽게 볼 수 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청국장 냄새나 북유럽인들이 즐겨 먹는 삭힌 청어 냄새는 다른 나라 사람들에겐 매우 거북하게 느껴질 것이다.

과연 냄새의 호불호는 문화권에 따라 다를까? 아니면 개인 취향에 따른 걸까? 그것도 아니면 인간에게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냄새 분자 구조가 따로 있는 걸까?

이런 기본적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나선 영국 옥스퍼드대와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가 문화권이나 개인차에 상관없이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냄새 선호도가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했다.

냄새 선호도 조사 지역. 커런트 바이올로지
냄새 선호도 조사 지역. 커런트 바이올로지
가장 불쾌한 냄새는 땀 나는 발 냄새

연구진은 실험을 위해 과거 뉴욕 시민들을 대상으로 476가지 냄새 분자의 선호도 점수를 매긴 연구에서 10가지 냄새를 골랐다.

이어 문화권, 생활환경이 다른 세계 9개 지역의 235명에게 이 냄새를 맡게 하고 가장 좋은 느낌을 받은 것부터 가장 불쾌한 것까지 호감 순위를 매기도록 했다. 연구진은 현대 도시 생활 환경에 거의 노출되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냄새 환경에 사는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말레이반도의 수렵채집인과 농경민, 타이 산악지대 주민, 멕시코의 반유목민 등을 실험그룹에 포함시켰다.

냄새 선호도가 문화에 따라 다르다면 각 그룹별로 순위가 다를 것이다. 개인 취향이 열쇠를 쥐고 있다면 그룹 내 편차가 커야 한다. 이도저도 아닌 냄새 물질의 분자 구조가 좌우하는 것이라면 모든 그룹이 매기는 순위가 비슷해야 한다.

연구진이 실험참가자들이 매긴 순위를 분석한 결과, 냄새별 선호도가 모든 문화권에서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나 개인차는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장 호감을 느낀 냄새는 바닐라향이었다. 이어 2위는 복숭아향(에틸뷰티레이트), 3위는 라벤더향(리날로올)이었다.

가장 불쾌하게 느낀 냄새 1위는 치즈나 ‘땀 나는 발’ 냄새의 주성분인 이소발레르산이었다. 모든 참가 집단에서 거의 일관되게 이런 순위를 보였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문화가 끼치는 영향력은 적은 듯

물론 개인 편차는 있었다. 연구진은 사람들이 같은 냄새에 대해 각기 다른 순위를 매긴 경우, 개인 취향이 54%로 가장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이어 냄새 물질의 특성이 나머지 40%를 담당했다. 문화가 끼친 영향력은 6%에 불과했다.

이는 사람들은 같은 냄새에 대해 서로 다른 평가를 할 수 있지만, 이는 그 사람이 속한 문화권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 취향 문제라는 걸 시사한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이는 뒤집어 말하면 냄새에 대한 호불호에는 문화권을 넘나드는 세계적 보편성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연구진은 냄새 선호도에 보편성이 있다는 것은 오래 전의 인류 진화 역사에서 특정 냄새에 대한 호불호가 인간의 생존 기회를 넓히는 데 일정하게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내포한다고 설명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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