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미래&과학과학

로봇 물고기가 사람의 심장 세포로 헤엄을 친다

등록 :2022-02-15 10:07수정 :2022-02-15 10:29

재미 한인 과학자 등 하버드대 연구진 개발
“어린이환자 위한 인공 심장 만드는 게 목표”
지느러미에 심장 근육 세포를 붙인 바이오하이브리드 물고기. 하버드대 제공
지느러미에 심장 근육 세포를 붙인 바이오하이브리드 물고기. 하버드대 제공

사람의 심장 근육 세포로 움직이는 하이브리드물고기가 탄생했다.

재미 한국인 과학자들이 중심이 된 미 하버드대와 에머리대 공동연구진은 사람의 줄기세포를 분화시켜 만든 심강 근육 세포의 수축 및 이완 동작을 이용해 수중에서 이동하는 자율 바이오하이브리드 물고기를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향후 인공 심장 개발을 앞당기고 부정맥 같은 심장 질환을 연구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를 이끈 하버드대 키트 파커 교수는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어린이의 기형 심장을 대체할 인공심장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버드대 연구진이 쥐의 심장 근육 세포를 이용해 만든 인공 해파리(왼쪽)와 인공 가오리. 하버드대 제공
하버드대 연구진이 쥐의 심장 근육 세포를 이용해 만든 인공 해파리(왼쪽)와 인공 가오리. 하버드대 제공

심장 모양 대신 생물물리학적 특성에 초점

그동안 인공 심장 제작은 심장의 해부학적 특징이나 심장의 박동 방식을 모방하는 데 중점을 뒀다. 반면 하버드대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심장의 생물물리학적 특성에서 아이디어를 끌어냈다. 심장의 모양을 청사진으로 삼는 대신, 심장을 작동시키는 주요 생물물리학적 원리를 설계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그리고 이 시스템을 움직이는 물고기에 적용함으로써 인공 심장의 성공 여부를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물고기에 바이오하이브리드란 이름을 붙인 건 세포라는 생체 조직과 무기물질을 합쳤기 때문이다. 이번에 만든 하이브리드 물고기는 심장 근육세포와 플라스틱, 젤라틴을 합쳐 완성했다.

하이브리드물고기는 파커 교수팀의 이전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했다. 파커 교수팀은 2012년 쥐의 심장 근육 세포로 인공 해파리를 제작한 데 이어, 2016년에는 쥐의 심장 근육 세포로 수영하는 인공 가오리를 개발했다.

바이오하이브리드 물고기의 구조. 지느러미 양쪽에 붙인 것이 사람의 심장 근육세포다. 하버드대 제공
바이오하이브리드 물고기의 구조. 지느러미 양쪽에 붙인 것이 사람의 심장 근육세포다. 하버드대 제공

100일 이상 작동…작은 동물 수명과 엇비슷

연구진은 이번엔 사람의 줄기세포를 분화시켜 만든 심장 근육 세포를 이용해 제브라피시의 모양과 수영 동작을 흉내낼 수 있는 바이오하이브리드 장치를 만들었다.

하이브리드 제브라피시의 꼬리지느러미 양쪽에 심장 근육 세포를 부착해, 한 쪽이 수축하면 다른 쪽은 늘어나도록 했다.

완성된 바이오하이브리드 물고기는 108일 동안 작동했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마티아스 가우텔 교수는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에 “실제 동물의 심장에서 분리한 세포는 잘해야 2~4주 생존할 수 있다”며 “세포 수명이 작은 동물의 수명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공동 제1저자인 이길용 박사후 연구원은 “두 근육층 사이에 기계-전기 신호 장치를 넣어, 한쪽이 수축하면 자동적으로 다른 쪽이 늘어나도록 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 수축 횟수와 속도를 제어하는 심장 박동기와 같은 자율 조절 장치도 만들었다.

두 근육 세포와 자율조절장치는 함께 어우러져 지속적인 지느러미 운동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다른 공동 제1저자 박성진 에머리의대 교수는 “두 내부 조절 메카니즘 덕분에 이전보다 더 빨리 더 효율적이며 더 오래 작동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물고기와 같은 수준의 수영 실력 보여

게다가 바이오하이브리드 물고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기능이 더 좋아지는 특징을 보였다. 심근 세포가 자라면서 첫 한 달 동안 심근의 수축 정도와 수영 속도, 그리고 근육의 조절 능력이 모두 개선됐다. 이에 힘입어 바이오하이브리드 물고기는 실제 야생 제브라피시와 비슷한 속도로 수영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연구진은 앞으로 사람의 심장 세포를 이용해 훨씬 더 복잡한 바이오하이브리드 장치를 만들 계획이다.

파커 교수는 그러나 섣부른 기대엔 제동을 걸었다. 그는 보도자료에서 “점토로 심장 모양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곧 심장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뜻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예컨대 접시 안에서 어떤 세포를 키워서 심장 오가노이드를 만들 수는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평생 10억번 이상 박동하면서 동시에 그때그때 세포를 다시 만드는 물리적 시스템을 재현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파커 교수는 “바로 그곳에서 우리의 도전과 연구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광고

광고

광고

미래&과학 많이 보는 기사

‘한 발로 10초 서기’ 해보면…‘10년 후 사망 위험’ 보인다 1.

‘한 발로 10초 서기’ 해보면…‘10년 후 사망 위험’ 보인다

아시아 행복지수 1위, ‘이 나라’의 비결은 2.

아시아 행복지수 1위, ‘이 나라’의 비결은

평균 건강수명 73.1살…70대 되면 왜 갑자기 노쇠해질까 3.

평균 건강수명 73.1살…70대 되면 왜 갑자기 노쇠해질까

발열→기침→구토→설사…코로나 증상, 일관된 ‘발현 순서’가 있다 4.

발열→기침→구토→설사…코로나 증상, 일관된 ‘발현 순서’가 있다

‘플라톤 정다면체’ 마법이 빚은 나노세계의 안정성 5.

‘플라톤 정다면체’ 마법이 빚은 나노세계의 안정성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Weconomy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한겨레 데이터베이스 | 뉴스그래픽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더나은사회 | 탐사보도 | 서울&
스페셜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사업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