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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미래

‘세포로 만든 새로운 고기’ 배양육 삼겹살도 나왔다

등록 :2020-07-27 10:22수정 :2020-07-27 10:38

유도만능줄기세포 이용해 시제품 제조
이르면 2022년 일부 식당에 시판 목표
하이어 스테이크가 만든 배양육 삼겹살. 하이어 스테이크 제공
하이어 스테이크가 만든 배양육 삼겹살. 하이어 스테이크 제공

세포를 배양해 만든 삼겹살이 개발됐다. 영국의 신생기업 하이어 스테이크(Higher Steaks)는 실험실에서 세포를 배양해 삼겹살과 베이컨 조각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최근 밝혔다.

식물육 제조업체 임파서블 푸드가 올해 초 미국 소비자가전박람회(CES)에서 식물육 돼지고기를 발표하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뉴에이지미트 등 일부업체가 배양육 소시지 시제품을 만든 적은 있으나 실제 동물 세포로 돼지고기 삼겹살을 만들어낸 것은 처음이다. 지금까지의 배양육 기술 개발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큰 소고기 스테이크나 패스트푸드점의 단골 메뉴인 닭고기에 집중돼 왔다. 동물세포를 배양해 만드는 배양육은 직접 동물을 사육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감염병 확산의 주요 통로로 지목되는 공장식 축산의 위험을 피할 수 있어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분야다. 2010년대 이후 30여개 업체가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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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양 세포 비율…삼겹살은 50%, 베이컨은 70%

2017년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화학공학도 출신의 회사 공동창업자 벤저미나 볼라그(Benjamina Bollag)는 "상용화까지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지만 배양 세포의 비율이 50%인 삼겹살과 70%인 베이컨을 실험실에서 만든 이번 경험이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양육 돼지고기의 나머지 성분은 식물 기반의 단백질과 지방, 전분이다. 전분은 세포들을 단단히 결합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회사 쪽은 전문 요리사의 지식을 토대로 실제 베이컨과 삼겹살 맛에 가까운 배양육의 공식을 도출해냈다고 한다. 다음 단계는 실제 고기 모양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지지체를 개발하고, 전체 제조비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세포 배양액의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다른 업체들과 달리 하이어 스테이크가 돼지고기 배양육을 선택한 것은 소고기보다 널리 소비되는 고기이자 사육 과정에서 항생제를 많이 쓰고, 치사율이 100%에 가까운 아프리카 돼지 열병 등으로 공급망이 불안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세계 최대 돼지고기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에선 2019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해 불과 몇달 사이에 사육 돼지의 40%가 살처분되는 피해를 입었다.

하이어 스테이크 대표 벤자미나 볼라그(오른쪽)가 연구개발 책임자와 함께 배양육 베이컨 시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하이어 스테이크 제공
하이어 스테이크 대표 벤자미나 볼라그(오른쪽)가 연구개발 책임자와 함께 배양육 베이컨 시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하이어 스테이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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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kg 제조하는 데 수백만원…비용 더 내려가야

배양육은 사육 고기에 비해 탄소 배출량과 토지, 물 사용량이 훨씬 적고, 항생제를 쓰지 않는 데다 동물을 도살할 필요가 없어 동물 학대 논란도 피할 수 있다. 게다가 식물육과 달리 가축 세포를 배양해 만들기 때문에 고기 성분과 맛, 영양이 실제 사육 고기와 유사하다. 일반적으로 배양육을 만들 때는 동물 몸에서 줄기 세포를 떼어낸 뒤, 배양액이 든 생물반응기에 넣으면 세포가 분열하면서 근육이나 지방 등의 조직으로 분화해 가는 과정을 거친다.

하이어 스테이크는 성체 줄기세포 대신 유도만능 줄기세포를 이용했다. 유도만능 줄기세포란 성체의 체세포를 특정 유전자로 재프로그래밍해 줄기세포로 돌려 놓은 것으로, 근육을 비롯해 모든 유형의 세포로 재분화할 수 있다. 일본의 신야 야마나카 교수가 유도만능 줄기세포 제조법을 개발한 공로로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볼라그 대표는 `더 스푼'과의 인터뷰에서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해 시제품을 만드는 데 약 한 달이 걸렸다"고 말했다.

2013년 마르크 포스트 교수가 세계 처음으로 내놓았던 배양육 버거 패티를 만드는 데는 소 태아 혈청이 배양액으로 쓰였다. 하지만 소 태아 혈청은 값이 비싼데다 살아 있는 동물을 쓰지 않는다는 배양육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따라 최근엔 소 태아 혈청을 대신할 수 있는 배양액이 개발돼 나오고 있다. 하이어 스테이크도 소 태아 혈청이 아닌 다른 배양액을 쓴다. 그럼에도 여전히 제조 비용이 매우 높은 편이다. 볼라그 대표는 현재 1kg당 수천파운드(수백만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이어 스테이크는 올해 안에 대규모 시식회를 열고, 이르면 2022년까지 일부 식당을 대상으로 배양육 삼겹삽을 시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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