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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은 지구에서, 오늘 아침은 우주에서

등록 :2020-06-01 11:19수정 :2020-06-01 12:01

‘크루드래건’ 우주비행사 2인 우주정거장 도착
지구 출발 22시간만에 우주정거장에 성공 진입
“우주선에서 7시간 동안 편안하게 잤습니다”
먼저 들어서는 벤켄을 우주정거장 비행사들이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먼저 들어서는 벤켄을 우주정거장 비행사들이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어제 아침은 지구에서, 오늘 아침은 우주에서.

미국인 우주비행사 더글러스 헐리(53)와 로버트 벤켄(49)은 5월의 마지막 아침을 우주에서 맞았다.

30일 오후 3시22분(미 동부시각 기준, 한국시각 31일 오전 4시22분) 최초의 민간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타고 지구를 출발한 두 사람은 19시간만인 31일 오전 10시16분(한국시각 31일 오후 11시16분) 고도 400km 상공에서 국제우주정거장과 조우했다. 이후 세 시간이 지난 오후 1시2분 이들은 마침내 우주의 실험실 안으로 들어섰다.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 발사대를 떠난 지 22시간만이다.

지구를 떠난 지 19시간만에 국제우주정거장과 도킹한 최초의 민간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 웹방송 갈무리
지구를 떠난 지 19시간만에 국제우주정거장과 도킹한 최초의 민간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 웹방송 갈무리

도킹에 앞서 이들은 우주선 내에서 나사의 오랜 전통 두 가지를 선보였다.

첫째는 우주선에 이름을 지어주는 행사다.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한 벤켄은 나사 전통에 따라 자신들이 타고 온 드래건 우주선에 별칭을 지어주는 세리모니를 가졌다. 그가 붙인 별칭은 `인데버'(Endeavour). 자신들이 과거에 탑승했던 우주왕복선에 붙였던 것과 같은 이름이었다. 이는 18세기 태평양을 탐사한 영국의 제임스 쿡 선장의 탐험선 이름이기도 하다.

도킹에 앞서 터치스크린을 시험해 보는 장면. 스페이스엑스 트위터
도킹에 앞서 터치스크린을 시험해 보는 장면. 스페이스엑스 트위터

또 하나의 오랜 전통인 기상음악도 우주선 내에 울려퍼졌다. 기상음악은 1965년 제미니6호 승무원들이 시작한 것이었다. 당시 미국인 우주비행사들이 선택한 첫 기상음악은 잭 존스의 `헬로 돌리'(Hello Dolly)였다. 이번에 벤켄과 헐리가 선택한 음악은 헤비메탈그룹 블랙 사바스(black sabbath)의 `플래닛 캐러밴'(planet caravan, 행성 여행자)였다. 우주정거장에 도착하기 5시간30분 전인 오전 4시45분 지상의 관제소에서 음악을 틀어 이들을 깨웠다. 헐리는 "우주선 내에 모닝콜 음악이 울리기 전에 의자에서 편안한 잠을 잤다"고 말했다. 벤켄은 "7시간 동안 잠을 잘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는데, 잠을 자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우주선 내에서 영상 중계 방송을 하는 동안 우주선을 떠도는 작은 공룡 인형이 화면에 잡혔다. 이들이 지상의 자녀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가져온 인형이다. 동물 인형은 우주선 내의 중력 상태를 한눈에 보여주는 역할도 한다.

지상 관제소와의 영상교신 도중 우주선 안을 떠도는 작은 공룡 인형.
지상 관제소와의 영상교신 도중 우주선 안을 떠도는 작은 공룡 인형.

이들이 기상할 당시 우주선은 자동운항 및 도킹 시스템을 가동해 우주정거장에 바짝 접근하고 있었다. 지구를 떠나는 것은 굉음을 수반한 요란한 과정이었지만, 우주정거장과의 만남은 아주 조용하고 섬세한 과정이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를 `궤도 발레'라고 표현했다. 모든 과정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매끄럽게 진행됐다. 도킹이 이뤄지는 순간 우주선과 우주정거장은 중국과 몽골 하늘을 날아가고 있었다.

이어 우주정거장 진입을 위해 우주선과 우주정거장 사이의 기압을 일치시키는 작업이 진행됐다. 세 시간이 지난 뒤 마침내 해치가 열렸다. 벤켄이 앞장서고 이어 헐리가 우주정거장 안으로 들어갔다. 나사 우주비행사 크리스 캐시디가 이들을 맞았다. 두 사람은 이어 러시아 우주비행사 아나톨리 이바니신과 이반 바그너와도 포옹했다. 이들은 제63차 원정대로 지난 4월부터 우주정거장에 체류해 왔다.

2000년 우주비행사 훈련학교 동기생인 벤켄과 헐리는 공교롭게도 같은 동기생 여성 우주비행사와 결혼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들의 이번 우주 여행은 가족여행이라고도 볼 수 있다.

벤켄과 헐리가 우주정거장의 우주비행사들과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나사 제공
벤켄과 헐리가 우주정거장의 우주비행사들과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나사 제공

1~4개월 뒤 지구로 돌아올 예정

나사는 벤켄과 헐리가 지구로 돌아오는 시기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우주선의 상태를 점검한 결과를 토대로 최소 한 달에서 최대 4개월 사이에서 정할 계획이다. 4개월은 우주선의 태양전지판이 충분한 전기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최장 기간이다.

두 사람이 안전하게 지구로 귀환하면 스페이스엑스의 ‘크루 드래건’은 정식 유인 우주선 자격을 획득하게 된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오는 가을 첫 정식 국제우주정거장 왕복비행 임무(크루1)에 나선다. 나사와의 총 6차례 우주비행 계약 중 첫번째가 될 이 비행에는 나사 우주비행사 3인(마이클 홉킨스, 빅터 글로버, 섀넌 워커)과 일본인 우주비행사 노구치 소이치가 탑승한다. 현재 첫 임무 수행을 위해 최장 210일 동안 우주에서 활동할 수 있는 우주선을 제작중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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