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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정치일반

나경원의 ‘막말 폭탄’…국회가 뒤집어졌다

등록 :2019-03-12 20:57수정 :2019-03-15 08:31

교섭단체 연설서 정부 원색비난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
좌파독재에 먹튀·막장 정권”
청·여당 “국가원수 모독” 격앙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하기로
야3당도 “싸구려 비판·구태정치”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던 중 대통령이 김정은의 대변인이라는 식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던 중 대통령이 김정은의 대변인이라는 식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나경원 자유한국당 대표가 12일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말을 듣지 않게 해달라” “좌파 독재” “막장정권” 등 초강경 비난에 나서면서 정국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그는 현 정부를 “촛불청구서에 휘둘리는 심부름센터”로 규정하고, 외교안보 정책은 “운동권 외교”, 경제 정책은 “헌정농단 정책”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이날 ‘좌파’를 11차례, ‘종북’을 3차례 언급하는 등 색깔론 발언도 서슴지 않아, 제1야당이 ‘이념 갈라치기’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온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지난 70여년의 위대한 대한민국의 역사가 좌파정권 3년 만에 무너져 내리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을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의 실패는 자명하다. 시장 질서에 정면으로 반하는 정부의 인위적 개입과 재분배 정책이 고용쇼크, 분배쇼크, 소득쇼크로 이어졌다”며 “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책은 ‘헌정농단’ 경제정책”이라고 규정했다. 또 “문재인 정부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를 “먹튀정권, 욜로정권, 막장정권”이라고 했다.

특히 최근 북-미의 비핵화 협상 과정과 한-미 군사훈련 종료에 대해 “한-미 양국이 별거 수준으로 가고 있는 것 아닌지 걱정스럽다”며 “반미, 종북에 심취했던 이들이 이끄는 ‘운동권 외교’가 우리 외교를 반미, 반일로 끌고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옹호와 대변, 이제는 부끄럽다”며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게 해달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미세먼지, 탈원전, 보 철거 등은 “문재인 정부가 좌파 포로정권이라는 명백한 증거”라고 했고, “강성귀족 노조, 좌파단체 등 정권 창출 공신세력이 내미는 촛불청구서에 휘둘리는 심부름센터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추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제 개혁에 대해선 “정당 간 야합으로 민주당의 2중대, 3중대 정당 탄생만 가져온다”며 “선거제 개편을 미끼로 좌파 독재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문재인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옥죄고 있다며 “빅브라더에 이어 ‘문브라더’라는 말이 나올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 연설 직후 여권에선 “태극기 부대에 바치는 헌정 연설”(민주당) 등의 반응이 나왔다. 특히 “대통령은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표현이 문제가 됐다. 청와대는 공식 입장문을 내어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국가원수 모독일 뿐만 아니라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나라를 위해 써야 할 에너지를 국민과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으로 낭비하지 말라”며 자유한국당과 나 원내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냉전 체제에 기생하는 정치세력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았다”고 비판했고, 홍영표 원내대표는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데 대해 명확히 책임을 묻지 않으면 안 된다”며 나 원내대표를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야3당도 “국회에도 남북관계에도 도움 되지 않는 싸구려 비판”(바른미래당), “싸움을 불러일으키는 구태 중의 구태”(민주평화당), “있어서는 안 될 막말”(정의당)이라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은 민주당이 본회의장에서 나 원내대표의 연설을 저지한 것에 대해 “반대자의 목소리를 묵살하는 것이 바로 독재”라며 민주당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관련 영상] 한겨레TV | 정치 논평 프로그램 ‘더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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