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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정치일반

정부, 개성공단 전면 중단…한반도 평화 ‘안전핀’ 뽑나

등록 :2016-02-10 17:02수정 :2016-02-10 22:12

북 로켓 발사에 “가동 전면중단” 강경대응
대체부지 확보 언급…재가동 시점 말아껴
한반도 긴장 고조·남쪽 기업들 피해 우려
박근혜 정부가 10일 개성공업지구(개성공단) 가동의 ‘전면 중단’ 결정을 내리고 이를 북한에 통보했다. 2004년 개성공단에서 생산 활동이 시작된 이래 2013년에 이어 두번째 ‘전면 중단’이다. 남쪽이 ‘전면 중단’ 결정을 먼저 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 지원 방안의 일환으로 ‘대체 터 확보’까지 내걸어 ‘전면 중단’을 넘어 공단 ‘폐쇄’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내비쳤다. 박근혜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주한미군 배치 논의 시작 결정으로 동북아 정세에 회오리바람을 일으킨 데 이어 개성공단 전면 중단까지 결정해 한반도 평화를 유지할 최소한의 ‘안전판’마저 제거했다는 비판과 우려가 제기된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 브리핑에서 ‘개성공단 전면 중단 관련 정부 성명’을 통해 “정부는 더 이상 개성공단 자금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이용되는 것을 막고 우리 기업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개성공단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홍 장관은 “남북한이 공동 발전할 수 있도록 북한의 거듭된 도발과 극한 정세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결국 북한의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고도화에 악용된 결과가 됐다”고 말했다. 성명 발표에 맞춰 북쪽에 개성공단 전면 중단을 통보했다.

정부 당국자는 “오늘(10일) 오전 청와대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결정됐다”고 전했다. 개성공단 주무 부처인 통일부의 여러 당국자들은 이날 점심때까지도 개성공단 전면 중단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통일부 장차관의 언론사 편집국장·논설위원 설명회도 갑작스레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1월13일 새해 기자회견에서 “(개성공단 관련) 추가 조치를 할 필요가 있는지는 북한에 달려 있다”며 개성공단을 대북 제재 수단으로 활용할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왼쪽)이 홍 장관과의 면담을 마친 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협회 사무실에서 임원들과 긴급회의를 하기에 앞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김성광 기자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왼쪽)이 홍 장관과의 면담을 마친 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협회 사무실에서 임원들과 긴급회의를 하기에 앞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김성광 기자

정부는 개성공단 ‘폐쇄’가 아닌 ‘전면 중단’이라면서도, 재가동 시점과 조건에 대해선 명확한 언급을 피했다. 정부는 개성공단 재가동 조건과 관련해 “지금은 재가동 문제를 거론할 때가 아니”라고 선을 그은 뒤,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우리와 국제사회의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포기가 개성공단 재가동의 전제조건임을 내비친 셈이다. 정부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 지원 방안의 일환으로 대체 터 확보까지 내걸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입주 기업 중 원하는 곳이 있으면 대체 부지를 찾아준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전면 중단은 남쪽에 오히려 불리한 ‘자해적 조처’라는 지적이 많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국제법상 일반적인 제재에 정상적 경제활동이나 무역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개성공단은 제재 대상이 될 수 없다. 북한보다 우리 중소기업의 피해가 훨씬 크다는 점에서 북한을 제재하는 게 아니라 우리 기업을 제재하는 것이어서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개성공단 입주 기업뿐 아니라 이 기업들에 원·부자재를 납품하는 기업들도 큰 피해를 입는 등 부정적 파급 효과가 클 전망이다. 납품 협력업체들에 대한 정부 지원·보상은 전혀 없다.

국가 신용도에 끼칠 부정적 영향도 우려된다. 김연철 교수는 “개성공단은 한반도 정세의 ‘바로미터’로 역할을 해왔다. 그 부분이 다시 닫히고 냉전시대로 완전히 돌아가게 됐다. 앞으로 안보 리스크는 지금까지와는 패턴이 많이 달라질 것이고 국가 리스크는 더욱 커지게 됐다”고 짚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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