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26일 아프가니스탄 인질 사태 해결을 위해 노무현 대통령의 현지 방문을 촉구하자 청와대가 발끈했다.

이재오 최고위원은 이날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회의를 통해서 현지 상황만 체크하면서 밤새 8명 석방됐다고 확인했다가 아침에는 사실이 아니라는 등 발표를 번복하면 국민들은 우리 정부의 진정성을 믿지 못하게 된다”며 “정부는 장관급 이상 인사를 현지에 직접 파견해 좀더 적극적인 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이 시점에선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으로) 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노 대통령이 직접 가야 하는 이유로 “외국(아프가니스탄)에 우리 국민을 자유여행 하게 해놓았으니 그 생명에 대해선 국가와 정부가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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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통령이 직접 가셔서 국제사회의 이목도 집중시키고, 정말 진지하게 협상노력을 해서 국민의 불안과 잡혀있는 분들의 생명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최고위원의 발언을 전해들은 청와대는 발끈했다. 천호선 대변인은 “공당의 최고위원이 그 격에 맞게 지금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한 것인지, 진심으로 문제의 해결을 바라고 한 발언인지 의심스럽다”며 “한나라당이 아프가니스탄 문제를 이렇게 무책임하고 경망스럽게 보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반박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