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의 일대일 회담 조율 과정에서 대통령실이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복권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이 대표 쪽에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12일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지난 4월) 영수회담을 할 때 소위 ‘이재명 대표의 경쟁자는 (중용)하지 않겠다’라고 하면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이야기를 했는가 하면, 심지어 김경수 전 지사는 복권하지 않겠다고 이야기를 했을 때, 이재명 대표께서 ‘경쟁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이렇게 답변을 함으로써 사실상 그분들의 제의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4월29일 윤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두고,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과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를 만난 바 있다. 두 사람은 당시 윤 대통령의 메신저를 자처한 함성득 원장이 ‘윤 대통령은 (차기 대선에서) 이 대표에게 불편한 인사를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에서 배제하겠다고 했다’고 전하자, 이 전 대표가 ‘경쟁은 많을수록 좋다’고 답했다고 지난 7월7일치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공개한 바 있다. 다만, 당시 두 사람이 거론한 ‘경쟁자’는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한 명이었고, 이 대표도 원 전 장관의 대통령 비서실장 발탁과 관련해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관련 책임을 져야 할 인물”이라고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의 이날 주장은 당시 대통령실이 ‘김경수 전 지사의 복권 배제’ 의사도 이 전 대표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임혁백 교수와 함성득 교수가 한국일보 인터뷰를 통해서 밝혀졌지만 그 내용만(김경수 전 지사 복권 배제)은 밝혀지지 않았다”며 “그래서 저는 기자들에게 비보도를 전제로 ‘어떻게 대통령실에서 이런 공작 정치를 하느냐. 만약에 이재명 대표가 그것을 받았다면 큰일날 뻔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제안들이 윤 대통령의 ‘공식 제안’으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서는 공방이 예상된다. 대통령실은 지난 5월 함성득 원장과 임혁백 교수의 ‘한국일보’ 인터뷰 기사로 3자 대면 내용들이 공개되자 “이번 회담은 물밑 대화 채널이 아니라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이 공식 채널로 준비를 해왔다”며 ‘비선 가동성’을 부인한 바 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