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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8일 해병대원 순직 사건의 수사 외압 의혹 규명을 위한 세번째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했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를 수사 대상으로 못박는 등 기존 법안보다 수사 범위와 권한을 한층 키웠다. 국민의힘은 “삼권분립 체제를 무시하는 행위”(한지아 수석대변인)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이날 민주당 소속 의원 170명 전원이 이름을 올린 새 채 상병 특검법을 국회에 제출했다. 기존 특검법이 지난달 25일 국회 재표결 끝에 두번째로 폐기된 지 14일 만이다.

새 특검법엔 김건희 여사가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대통령실을 상대로 임성근 전 사단장 구명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지난 6월 제기됐는데, 이 전 대표에게 계좌 관리를 맡길 정도로 친분이 있는 김 여사가 개입한 게 아닌지 특검 수사로 규명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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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특검법엔 20일간의 ‘특검 준비기간’에도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특검 공식 출범 전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증거인멸 상황에 대응할 카드를 마련해둔 것이다. 민주당은 9월 중 특검 출범을 목표로 국회 상임위원회 심사와 본회의 상정·처리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 약속대로 ‘제3자 추천 특검법’을 발의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특검)안을 내놓지 않으면서 민주당 법안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예 특검을 안 하겠다는 말이고, 한 대표가 전당대회 때 국민에게 거짓말했다는 자백”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특검 후보 추천권을 야당이 행사하는 기존 방안을 새 특검법에서도 유지하는 대신, 제3자 추천 등 국민의힘 발의안이 나온다면 협상이 가능하단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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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된 채 상병 특검법에 국민의힘은 ‘수용 불가’ 방침을 밝혔다. 친한동훈계인 장동혁 최고위원은 이날 “더 강하고 더 센 특검법이 아니라, 더 허접한 특검법”이라며 “민주당이 앞에서는 ‘휴전 협상’에 나올 것처럼 말해놓고 뒤로는 뒤통수 칠 궁리만 하는 화전양면 전술”이라고 날을 세웠다.

전날 “민주당이 특검 제도를 타락시켰다”고 한 한 대표는 이날 이와 관련한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제3자 추천 특검법 추진은 당내 설득도 해야 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서영지 기자 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