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 민주화운동 폄훼·혐오 글에 ‘좋아요’를 누른 것을 지적받자 “손가락 운동에 조금 더 신경을 쓰겠다”고 답변했던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하루 만에 해당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했다.

25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이틀째 열린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나온 이 후보자의 해당 발언을 두고 야당 의원들의 비판이 잇따랐다.

전날 이 후보자에게 “5·18 민주화운동 폄훼 혐오 글에 ‘좋아요’를 누른 맥락은 무엇이냐”고 물었던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명백한 조롱”이라며 “어떻게 그런 뻔뻔스러운 말을 공직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입에 담을 수 있는지 참담하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사과하지 않았다.

이어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손가락 운동을 조심하겠다’는 답변은 황정아 의원에 대한 조롱을 넘어서, 모욕을 넘어 이 위원회를 모욕한 것이며 5·18 희생자, 광주 시민을 조롱하고 모욕한 것”이라며 해당 발언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정 의원은 “당장 (발언을) 취소하고 5·18 희생자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하라”며 “5·18 희생의 무게가 손가락 운동만큼의 무게냐”고 질타하기도 했다.

이에 이 후보자가 “그 내용하고 ‘좋아요’ 표시한 것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답하자 정 의원은 “아무리 강변해도 손가락 운동이라는 말에 공감할 국민은 없다”며 재차 해당 발언의 취소를 요구했고 그제야 이 후보자는 “취소하고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해 6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도들의 선전선동”이라 지칭하고 “홍어족(전라도민들을 폄하한 혐오표현)들에게 유리한 해석으로 광주사태를 악용하므로, 애꿎은 전두환 대통령만 희생양으로 발목 잡아”라고 주장한 글에 ‘좋아요’를 누른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이를 두고 전날 황 의원이 “5·18 민주화운동 폄훼 혐오 글에 ‘좋아요’를 누른 맥락은 무엇이냐”고 묻자 이 후보자는 “언제부터 우리나라가 이른바 ‘좋아요’ 연좌제가 있는지 모르겠고, 지인 연좌제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앞으로는 특히 제가 공직에 임명된다면 소셜미디어에서 ‘좋아요’ 표시를 하는 것에 조금 더, 손가락 운동에 조금 더 신경을 쓰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