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3 국민의힘 전당대회 사회자가 “박수를 치지 않는 사람은 간첩”, “전라북도를 따로 (호명)해야 하나” 등의 발언을 해 “전북도민을 비하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2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사회를 맡은 김병찬 아나운서와 양종아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은 참석한 당원들의 호응을 유도하기 위해 지역별로 함성을 지르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김 아나운서는 “지금까지 박수를 치지 않은 분들이 꽤 있다. 이런 분들은 정체를 밝힐 수 없는 어떤 간첩이라든가”라고 말했다. 이어 양 위원은 “전라북도? 따로 (호명)해야 하나요?”라고 말했다.
앞서 사회자들은 지역별 함성을 들으면서 광주, 전남은 호명했지만 전북은 호명하지 않았다. 이에 전북 당원들이 함성을 내지 않자 이같이 말한 것이다.
이후 이들은 전당대회가 끝나기 전 해당 발언에 대해 “오해였다”며 수습했다. 김 아나운서는 “지역감정 혹은 어디 세력을, 앞뒤를, 등위(등급)를 정하나, 이렇게 오해할 수 있는 것 같아 바로잡는다”며 “여러분께 즐거움을 함께 넉넉하게 드리기 위해 박수 안 친 분은 다른 데서 올 수도 있다고 말씀드렸다”고 해명했다. 양 위원도 “불편하셨다면 양해 부탁드린다”며 고개 숙였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인 한병도 의원은 이날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부·여당의 전북 비하, 제정신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의원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전북도민을 비하하는 일이 일어났다”며 “전당대회에서 지역주의를 부추기는 발언이 공공연하게 나온다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비판했다. 한 의원은 “180만 전북도민을 비하한 국민의힘에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24일 오전 10시50분 현재 해당 발언과 관련한 공식 입장은 내지 않고 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