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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년 유예 끝에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에 대해 “시기 문제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며 시행을 더 늦춰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전 대표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 대표의 입장은 기존 민주당 입장을 뒤집는 것이어서, 당 지도부 안에서도 “원칙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등 논란이 예상된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에서 ‘금투세 유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금투세가) 기본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거래세를 대체하는 것이라 없애는 것에는 신중해야 한다”면서도 “주식시장 악화 원인을 정부가 제공했는데 피해마저도, 조금 올랐는데 세금 떼버리면, (투자자들이) 억울할 수 있겠다. 시행 시기는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금투세를 예정대로 하는 게 정말 맞냐”고 되묻기도 했다. 정부·여당이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는 가운데 8·18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당선 가능성이 높은 이 전 대표가 ‘추가 유예’에 힘을 실은 셈이다.

금투세는 금융투자 수익이 5천만원을 초과할 경우 초과 수익 중 22%를, 3억원을 초과하면 27.5%를 세금으로 내는 과세 제도로, 내년 1월 전면 시행을 앞두고 있다. 금투세는 2023년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윤석열 대통령 취임 뒤인 2022년 말 여야가 합의해 2025년 초부터 시행하기로 유예한 바 있다. 기획재정부는 2022년 기준 금투세 과세 대상자가 전체 주식투자자 1440만명 가운데 1%인 15만명가량이라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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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표는 당내에서 논란이 됐던 종합부동산세에 대해서도 “종부세는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는 한편으로, 불필요하게 과도한 갈등과 저항을 만들어냈다는 측면이 있다”며 “근본 검토할 때가 됐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부세에 대한 근본적인 손질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이 전 대표의 발언은 지난 5월 박찬대 원내대표 등이 종부세 완화 주장을 하면서 당내에 불거졌다가 잠잠해진 종부세 논란을 재점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박 원내대표는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폐지 의견을 밝혔고, 같은 달 고민정 최고위원도 종부세의 총체적 재설계를 주장해, 당내에서 “부자 감세”라는 반발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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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전 대표의 금투세·종부세 관련 발언은 세수 부족의 원인을 ‘감세’에서 찾아온 민주당의 입장과는 배치된다. 지난 5월까지 걷힌 국세는 151조원으로, ‘56조원’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세수결손이 발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도 9조1천억원 적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금투세 폐지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당원들이 있어 이 전 대표가 부응한 거라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금투세는 원칙대로 2025년에 시행돼야 한다. 현재로선 개인 의견으로 보이나, 대표로 선출된 뒤에 실제로 유예를 추진할 경우 반대 의견을 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