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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4월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4월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이 ‘당심 100%’로 당대표를 뽑던 전당대회(전대) 규칙을 ‘당심 80%+민심 20%’로 바꿔 다음달 치러질 전당대회에 적용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다음주께 전대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한동훈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13일, 당헌당규특별위원회가 전날 보고한 전대 규칙 개정안 두 가지를 검토한 뒤 ‘당원 투표 80%, 일반 국민 여론조사 20%’로 당대표를 뽑기로 했다. 여론조사를 30% 반영하는 나머지 안은 “여론조사엔 여러 가지 불안정성이 있고, 총선 패배 뒤 당 개혁이 첫번째 과제인데 (전대 규칙에) 당심을 많이 반영한 게 문제인 것처럼 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있어 이렇게 결정했다”고 김민전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개정안은 오는 19일 당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차례로 거쳐 확정된다.

당 안에선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조처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김용태 비대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당심과 민심을 8대2 비율로 채택한다면, 결과는 100% 당원 선거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영남의 한 중진 의원은 “차라리 이전에 했던 당원 70%, 민심 30%로 돌아가면서 ‘그때 잘못 판단했으니 죄송하다’고 하면 되는데, 잘못을 인정하기 싫으니까 어정쩡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애초 당원 투표 70%, 여론조사 30%로 당 대표를 뽑았으나, 지난해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계가 지원한 김기현 전 대표를 당선시키려고 이를 당원 투표 100%로 바꿨었다. 유경준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런 식이면 국민의힘은 영원히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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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한동훈 전 위원장과 가까운 한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이) 다음주께 전대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한 전 위원장을 만난 다른 의원도 “한 전 위원장이 당이 변화해야 한다는 생각과 사명감이 크다”며 그가 곧 출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윤상현·나경원·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 다른 당권주자들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는 태도다. 초선인 김재섭 의원도 전대 출마를 고민 중이다. 경쟁자들의 이런 소극적인 분위기 속에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가 강해지는 모양새다.

이에 당 안에선 우려가 표출되고 있다. 한 수도권 의원은 “당대표가 되어서도 이재명 대표만 물고 늘어지면, 집권 여당이 할 일이 그거밖에 없냐는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상대로 한 공격 말고 다른 콘텐츠를 보여줘야 한다는 얘기다. 한 영남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이 와서 대통령실이랑 갈등이 생기면 우리는 다 망하는 것”이라며 당과 대통령실 관계 악화 가능성을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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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제구’도 나왔다.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총선 패배 책임지고 사퇴한 분도 그 자리에 다시 나오겠다고 한다. 그러면 뭐하러 사퇴했냐”고 적었다. 나경원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정치의 전장이 국회이다 보니, 원외 당대표는 여러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선담은 기자 s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