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표가 인사 와서 아버지(박정희 대통령)가 나한테 한 일에 대해서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아주 정중하게 사과를 했어요. 그런 말을 들으니까 내가 무슨 구원받은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서 내가 박근혜 대표 보고, 당신이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다고 얘기했어. 아버지 사후에 아버지를 대신해서 사과했다는 것, 그 사과를 받는다는 것이 참 뭔가 감동을 느끼더라고. 영원한 원수라는 것은 없다 하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나는 박 대통령을 포함해서 어떤 개인에 대해서도 개인적 원한이라든가 어떤 복수심도 영원히 갖지 않겠다, 그래서 박 대통령 죽은 후로 납치사건(1974년 도쿄 납치사건)에 관련된 자들도 전부 용서했어요.” (김대중 육성회고록)
2004년 8월12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평화센터로 찾아와 사과한 데 대한 김대중 대통령의 소회다. 그날 박근혜 대표는 퇴임한 김 대통령에게 “아버지(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많은 피해를 보고 고생한 것에 대해 딸로서 사과합니다”라고 말했다. 디제이(DJ)는 매우 감격했다고 한다. 박 대표가 돌아간 뒤 이종찬 전 국정원장을 불러, 박근혜가 어떤 사람인지 자세히 물으면서 “나한테 사과한다고 말해 줘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고 이종찬 전 원장은 전했다.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이 녹음한 김 대통령의 육성회고록을 들어보면, 디제이가 왜 자신을 그토록 탄압한 박정희를 용서하고 기념관 건립까지 추진했는지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디제이는 박근혜 대표가 인사온 걸 몹시 뿌듯해하면서 이렇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