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건배하고 있다. 워싱턴/윤운식 기자 yws@hani.co.kr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건배하고 있다. 워싱턴/윤운식 기자 yws@hani.co.kr

<한겨레>의 윤석열 정부 출범 1년 여론조사에서 가장 도드라진 점은 국민 10명 가운데 4명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념보다는 실용·실리에 기반해 사안을 판단하는 경향이 강한 중도층까지 부정 평가의 강도가 높아져 윤 대통령에게는 남은 임기 동안 이들에 대한 포용이 큰 과제로 남게 됐다.

<한겨레>가 여론조사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9~30일 전국 성인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의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39.9%가 윤 대통령의 지난 1년 동안의 국정 운영에 대해 “매우 잘 못하였다”고 평가했다. 온건한 부정 평가인 “다소 잘 못하였다”(19.3%)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윤 대통령이 “반대 세력과도 소통, 포용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서도 “매우 잘 못하였다”는 응답이 44.7%에 이르렀다. 이 질문에 부정 평가(69.4%)를 한 응답자 3명 가운데 2명이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한 것이다.

통상 대통령 임기 초반에는 극단적 부정 평가보다 온건한 부정 평가가 더 높게 나타난다. 하지만 윤 대통령에게는 이례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정치가 점점 극단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애초부터 지지 기반이 취약한 윤 대통령이 반대 세력을 포용하지 않는 편가르기 정치와 고물가·고금리 상황에 대한 미온적 대처, 검찰 출신 중심 인사 등으로 빠르게 민심을 잃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동열 글로벌리서치 팀장은 “팬덤이 있고 지지 기반이 공고하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달리 윤 대통령은 보수층의 지지 기반이 굉장히 취약하기 때문에 급속하게 극단적 부정 평가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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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징후적인 점은 이념 성향에서 ‘중도층’ ‘무당층’이라고 답한 이들에서도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의 강도가 매우 높다는 사실이다. 중도층은 윤 대통령의 지난 1년 국정 운영에 대해선 42.4%가, 반대 세력과도 소통하고 포용하려는 노력에 대해서는 48.6%가 “매우 잘 못하였다”고 답했다. 둘 모두 전체 응답자의 같은 답변(39.9%, 44.7%)보다 높은 수치다. 중도층은 이념 성향보다는 전략적 실용성을 바탕으로 정세를 판단하고 지지 여부를 결정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들에게 극단적 부정 평가가 높게 나타난 건 윤 대통령의 행보가 실리주의 측면에서도 외면당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정치학)는 “윤 대통령이 외교나 경제 분야 등에서 실리를 챙기지 못하고 리스크만 키우고 있어 실망감이 커졌다”며 “게다가 극단적인 정치에 집중하면서 (중도층이 원하는) 정치적 포지셔닝에서도 실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렇게 중도층이 극단적 부정 평가 쪽으로 기울면서 정치적 중간 지대가 사라지는 동시에 집권 세력에 대해 정서적 혐오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귀영 사람과디지털연구소 연구위원은 “중도층은 대체로 온건한 성향을 보이며 스윙보터의 역할을 해왔지만, 지금은 강력한 반대층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다”며 “향후 윤석열 정부를 위협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박준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정치학)은 “한국 정치는 정서적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나는데, 중도층이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로 기울면서 집권 세력에 대한 정서적 혐오는 짙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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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여론조사 개요>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 : 9.1%
표집틀 : 3개 통신사에서 제공된 휴대전화 가상(안심) 번호
조사 방법 : 전화면접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