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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정치일반

‘독립기관’이라더니…대통령실-감사원, 실세끼리 ‘문자 내통’

등록 :2022-10-05 19:33수정 :2022-10-06 09:56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뉴스1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뉴스1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5일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에게 언론 보도 해명 계획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보낸 장면이 포착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감사원은 헌법기관이고 대통령실과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라고 언급한 바로 다음날 감사원이 대통령실에 주요 사안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유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오전 8시20분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에게 “오늘 또 제대로 해명자료가 나갈 겁니다.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입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장면이 <뉴스1> 카메라에 잡혔다.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조사 대상으로 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가 감사위원회 의결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이날치 <한겨레> 보도에 대해 해명자료를 낼 예정이라고 알린 것이다. 실제로 감사원은 세시간 뒤인 오전 11시23분 <한겨레> 보도에 대한 보도 참고자료를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감사원과 대통령실은 지금껏 ‘유착설’이나 ‘배후설’을 부인해왔다. 최재해 감사원장은 지난달 26일 민주당 의원들이 항의 방문했을 때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감사하겠다”며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도 지난 4일 출근길 약식회견에서 문 전 대통령에 대한 감사원의 서면조사 시도에 대해 “감사원은 헌법기관이고 대통령실과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그런 기관이라 대통령이 뭐라고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거리를 뒀다.

그러나 대통령실과 감사원의 핵심 인사가 주요 사안에 대해 직접 교신한 장면이 노출됨에 따라, 이 같은 발언들이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 사무총장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차관급이자 감사원 ‘2인자’인 사무총장에 오른 뒤 감사원 실세로 불린다. 이관섭 수석 또한 국정기획비서관, 국정과제비서관, 국정홍보비서관, 국정메시지비서관을 총괄하는 대통령실 비서실의 2인자다.

이번 일로 최재해 원장이 지난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감사원은 대통령 국정 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답변했던 게 ‘빈말’이 아니었다는 점이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최 원장의 답변에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조차 “귀를 의심케 한다”고 질타했다.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감사원 정치감사의 배후가 대통령실임이 백일하에 드러났다”며 “두 사람의 문자는 감사원 감사가 대통령실의 지시에 의해 치밀하게 계획된 정치감사임을 명백하게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정권 정치탄압 대책위원회’의 김의겸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유 사무총장이 문자메시지에서 “오늘 또”,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라고 표현한 점을 들어 대통령실이 감사원을 반복적으로 지휘해왔음을 유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된) 최 원장과 유 사무총장뿐 아니라, 이관섭 수석 등 관련자들을 직권남용 혐의까지 추가해 고발 대상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섭 수석은 <한겨레>에 “오늘치 <한겨레> 기사를 보고 ‘그 내용이 맞느냐’고 물어봤다. 그게 전부”라며 “(유 사무총장과) 친분도 별로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다른 관계자는 “문자 내용을 보면 정치적으로 해석할 만한 그 어떤 대목도 발견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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